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가 주요 당직자 임명을 강행하자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손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반대파 의원들이 “날치기”라며 반발했다.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무총장에 임재훈 의원, 정책위의장에 채이배 의원, 수석대변인에 최도자 의원을 임명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책통인 채이배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진작 생각했고, 사무총장은 사무처 당직자로 사무처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임재훈 의원을 임명했다”며 “최도자 의원은 많이 사양했지만 지금 원내 의원이 (수석대변인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임명된 세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으로, 손학규 대표 퇴진에 반대한다. 손 대표는 당직 임명과 관련해 지난 17일 최고위에서 협의를 마쳤다는 입장이지만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반대파는 “날치기 통과”라고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르면 주요 당직자 임명은 최고위 협의를 거쳐야 한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현안을 대응하는 자리로, 원내대표와 의견조율을 거치는 게 상식”이라며 “오늘 긴급하게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발했다. 그는 “협의를 거치는 것도 생략하고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정책위의장 안건 상정이 이날 오전 8시11분 이메일로 통보된 것은 유감”이라며 “최고위 주요인사는 당헌·당규대로 충분히 협의를 구한 뒤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손 대표는 당헌 22조에 따라 최고위원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수석대변인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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