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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나선 비정규 노동자들 "죽어 가는 노동공약 살려 내라"비정규직 철폐·ILO 핵심협약 비준 촉구하며 서울 도심 행진
▲ 배혜정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산업재해 다발사업장 민형사상 책임 강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성평등 임금공시제, 대체공휴일 확대,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대표 50명이 '죽어 가는 노동공약'을 적은 피켓을 들었다. 또 다른 50명은 지난해 12월 김용균씨 사망 이후 일하다 숨진 비정규 노동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았다. 올해 1월15일 일하다 사다리에 깔려 사망한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 외국인 노동자 A씨, 지난달 15일 부산 천마산터널 지하차도 공사현장에서 H빔에 깔려 목숨을 잃은 하청노동자 김아무개씨, 같은달 18일 울산 롯데호텔 외벽 보수작업을 하다 8미터 높이 고가사다리에서 추락해 숨진 일용직 하청노동자 이아무개씨.

정부가 "외험의 위주화 근절"을 약속한 이후 뉴스에도 한 줄 나오지 못하고 죽어 간 비정규 노동자들의 존재가 영정 피켓으로 확인됐다.

▲ 배혜정 기자

비정규 노동자 3천여명 "정부는 약속 지켜야"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부에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비정규 노동자 3천여명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부터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까지 행진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금지법 제정, ILO 핵심협약 비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 개정을 촉구했다.

일하다 숨진 비정규 노동자 영정사진 피켓 50개와 문 대통령이 지켜야 할 노동공약 50개를 든 100명의 비정규직 대표들이 행진을 이끌었다. 그 뒤를 따른 비정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하라" "정부는 약속을 지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와 행진에 함께한 비정규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 2년을 "기대에서 실망으로 돌아선 2년"으로 평가했다. 민혜경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장은 "노동존중 사회를 만든다길래 내심 기대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좌측 깜박이 넣고 우회전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약속했는데,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되물었다.

▲ 배혜정 기자

"기대에서 실망으로 바뀐 2년"

2017년 5월 인천국제공항에서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실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 구멍은 컸다. 상시·지속업무인데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데다, 자회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전환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처우개선도 미흡했다. 심지어 3단계 전환대상인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지방자치단체 자율에 맡겨 버렸다.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정책은 폐기됐다"는 비판이 잇따른 배경이다.

게다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 용역업체 변경시 고용·노동조건 승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규정 같은 공약은 미이행됐거나 국정과제에서 제외된 상태다. ILO 핵심협약 비준은 국회 사정을 탓하며 지지부진한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행진 전 집회에서 "수많은 정권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며 "문재인 정부만은 허언이 아니길 바랐는데 집권 2년이 된 지금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됐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일하다 잘려도, 월급을 떼여도, 일하다 다쳐도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240만명"이라며 "ILO 핵심협약은 선 입법의 문제도, 야당 탓도 아닌 만큼 즉시 비준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배혜정 기자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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