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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국 정의당 의원] “정의당 국민 속에 깊게 뿌리내려야”창원 성산구 고용위기지역 지정 재추진 … 7월 당대표 선거 출마의사 밝혀
▲ 정기훈 기자

말 그대로 극적인 승리였다. 여영국(55·사진) 정의당 의원은 지난 4·3 보궐선거에 출마해 99.98%를 개표한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었다. 창원 성산구는 다른 정당에 빼앗겨서는 안 되는 지역구였다. 자신의 정치기반을 다진 곳이자 20대 총선에서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를 당선시킨 곳이기 때문이다.

504표 역전 드라마를 쓰고 국회에 입성한 여 의원은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논란에서 한국 정치의 민낯을 봤다. 그는 “끊임없이 정치를 바꿔야 국민 삶이 나아진다는 고 노회찬 의원의 철학과 정신을 배워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정의당을 국민 속에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 7월로 예정된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 의원을 만났다.

“동물국회, 국회 바꿔야 할 이유 절감”

- 당선하자마자 동물국회 부활을 경험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고발도 당했는데, 당선 한 달 동안 지켜본 국회는 어떤 모습인지.
“자유한국당은 추가경정예산과 민생법안 처리를 인질로 삼은 채 국회를 보이콧했다. 보좌진까지 동원해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으려는 것을 보며 굉장히 당황스럽고 답답했다.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입법활동을 보좌진이 막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 연출되지 않았나. 국민께 부끄럽고 죄송한 한 달이었다. 국회의원 당선 후 제대로 활동할 기회가 없어 답답했지만 한편으론 왜 국회를 바꿔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절감하는 계기였다.”

- ‘노회찬 정신’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회찬 정신은 무엇인가.
“노회찬 의원이 사망한 뒤 6411번 버스를 소재로 한 연설이 많이 회자됐다. 서민 삶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를 하는 것이 노회찬 정신이다. 노 의원이 돌아가신 뒤 많은 국민이 슬퍼한 이유는 노회찬이 서민 편이었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중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혐오감을 주는 사람도 있다. 끊임없이 정치를 바꿔야 국민 삶이 나아진다는 그분의 철학과 정신을 배워 나가겠다.”

- ‘노회찬 의원 1호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정리해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말인가.
“그렇다. 정리해고는 사회적 타살이다. 현행법은 정리해고 요건이 너무 허술하다. 13년 만에 해고자 복직에 합의한 콜텍의 경우 법원은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정리해고까지 허락했다.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노회찬 의원 1호 법안은 정리해고 네 가지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해고회피 노력·해고대상자 선정 기준·노동자 대표 협의절차를 보다 엄격하게 하고 요건을 구체화했다. 경영자 귀책사유인 경영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고,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회사의 선행조치를 구체화해야 한다.”

▲ 정기훈 기자

<나, 조선소 노동자>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할 것

- 매년 노동계가 살인기업 선정식을 하며 중대재해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대책’에 집중된 정책으로는 이를 막지 못한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도로에서 같은 유형의 교통사고가 계속 발생한다면 도로를 보수하거나 폐쇄할 것이다. 그런데 왜 산업현장에서는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는데도 예방을 위한 입법조치를 하지 않나. 사람 목숨보다 자본 이익이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1년에 2천4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다. 기업의 안전관리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경영자와 기업 그리고 안전의무를 위반한 공무원에게 무거운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 최근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 피해노동자 이야기를 담은 책 <나, 조선소 노동자>(코난북스)가 발간됐다. 다른 국회의원들에게 책을 선물할까 한다. 산업재해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왜 필요한지, 이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해 보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 창원지역에서 한국지엠·두산중공업·대우조선해양 협력사를 중심으로 인력감축이 잇따르고 있는데.
“창원 부동산 미분양률이 전국 최고다. 고용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고 실업률은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더기 해고나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상황은 더욱 암울해질 것이다. 실제로 2017년 12월 대비 지난해 12월까지 감축된 인력만 최소 1천560명이다. 올해 연말까지 최소 1천514명의 해고가 예상된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영업자 실직은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지금 창원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 창원 성산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불발됐다.
“13일 창원시청과의 정책협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하반기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다시 추진할 것이다. 국가의 존재이유는 국민 삶을 지키는 것 아닌가. 하반기에 집중될 추가 실직사태에 대비하고 창원 성산 주민의 삶을 지키려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

- 지난 보궐선거 때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지로 표를 얻으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공세가 만만찮을 것 같은데.
“탈원전 정책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정부가 탈원전으로 정책을 전환했다면 적어도 그로 인한 기업과 노동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탈원전 과정에서의 노동자 고용안정 관련 대책이 부재하다. 원전해체 산업과 대체에너지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미래에너지 산업을 만들어야 한다. 해상풍력사업을 보면 국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자재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기술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그러면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기업 손실을 메우고 고용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당대표 선거, 당에서 부른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

- 정의당은 선거제 개편과 함께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시급해 보인다. 민주평화당과의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은 가능한가.
“민주평화당 당원의 70%가 정의당과의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지지를 보냈다. 당선 직후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만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한 뜻을 전했다. 두 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가진다면 선거제 개혁과 사법개혁을 위한 정치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섭단체 구성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개혁과제 등 사안별로 긴밀한 연대를 이어 갈 필요가 있다.”

- 선거 과정에서 진보후보 단일화에 실패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보진영 연대가 중요한 과제일 것 같은데.
“진보후보 단일화 실패로 투표를 포기한 노동자·서민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단일화는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선거 때만 연대하고 단일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 평소 지역·정치현안에서 공동실천을 강화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단일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는 정치적 연대를 논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 정의당이 7월에 당대표 선거를 치른다. 도전할 계획은 없나.
“국회의원에 당선하며 당대표 도전에 대한 고민이 왜 없었겠나. 선출직 의원으로서 당을 키우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에서 부른다면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국민 앞에 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민 속에 정의당을 깊게 뿌리내리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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