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업안전감독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악성민원 같은 업무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12일 고용노동부공무원직장협의회(의장 김성규)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소속 산업안전감독관 오아무개(32)씨가 인천 송도 도롯가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씨는 발견되기 전날인 22일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고, 유가족은 장례를 치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용은 모두 삭제돼 있었다.

협의회는 악성민원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부노동청에서 유명한 악성민원인이 올해 1월 제기한 민원으로 오씨는 숨지기 1주일 전 본부 감사실에 경위서를 제출하는 등 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인은 중부청에 민원을 넣었다가 종결처리되자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다시 중부청으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답변을 받자 국민신문고를 통해 본부 감사실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씨는 자살 1주일 전 감사실에 경위서를 제출했고, 감사실은 사건을 종결처리했다.

김성규 의장은 "동료 감독관들에 의하면 내성적인 성격의 오 감독관이 각종 민원을 처리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며 "지난해 사건을 포함해 처리 중인 사건이 38건이나 됐는데, 업무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2월에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최아무개씨가 민원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전북 익산 자택에서 투신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2월12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최씨가 민원인에게서 받은 전화는 116건이나 됐다. 하루 평균 30건의 민원전화를 받은 셈이다. 병원에서 적응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았던 최씨는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김 의장은 "악성민원·과다업무로 근로감독관뿐만 아니라 산업안전감독관까지 위험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며 "감독관들이 어떤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 파악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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