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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임금체불 '급한 불' 껐지만…선 공사 후 계약·임금지불 방식 개선 없이 체불·폐업 되풀이
올해 초부터 불거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임금체불 문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청노동자 임금체불 문제가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이어지고 지역사회에서 쟁점화하자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지원에 나섰다.

2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10일자로 폐업하는 건조1부 업체 2곳(예림이엔지·하양) 노동자 276명은 이달 중 2·3월 체불임금을 받고, 4월 체불임금은 체당금을 신청하기로 했다. 두 업체 노동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공장 생활기술관 협력사지원팀 앞에서 체불임금 지급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했다.

지회는 "임금체불 문제가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두 업체 대표와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6일 이런 해결책을 제시했고, 해당 사업장 노동자들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 노동자들의 근속과 고용은 다른 업체로 승계된다.

예림이엔지·하양 노동자들의 임금·고용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조선소에서는 보통 매월 26일 업체별 기성금이 확정되고, 다음달 10일께 노동자들에게 임금이 지급된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건조부와 도장부 일부 업체들의 기성금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지회 관계자는 "10일 임금이 어느 정도 지급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또 다른 업체에서 체불과 폐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 공사 후 계약' 관행과 임금지불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임금체불과 폐업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선 공사 후 계약은 하청업체가 원청 요구에 따라 미리 물건을 제작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것을 말한다. 하청업체들은 원청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한 뒤 주는 대로 기성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금 결정의 기준이 되는 시수환산표를 제공하지 않아 작업시수나 투입인력에 비해 턱없는 기성금을 받아도 항의하기 힘들다.

이형진 지회 사무장은 "원청 공사대금을 현실화하고, 대우조선해양처럼 원청이 하청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임금채권을 금융기관에 예치한 뒤 지급일 도래시에 금융기관이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에스크로 계좌'를 개설해 임금을 주고 있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조선산업이 4~5년 어려움에 처하면서 조선사에 국민혈세가 많이 투입된 만큼 원청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조선 3사 모두 에스크로 계좌를 개설해 하청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직접 지불하고, 정부도 이를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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