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승무노동자가 인력부족으로 통증을 견디며 일하다 숨졌다는 증언이 나와 인천시와 공사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노조는 1일 성명에서 "공사는 노동자 사망과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인원충원을 미루지 마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사에서 3명의 노동자가 질병·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1월과 4월 40대 노동자가 각각 암과 패혈증으로 숨졌다. 지난달 27일 오후에는 50대 승무노동자 최아무개씨가 인천 계양구 귤현차량기지사업소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노조·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지병이 없었다.

노조는 사망노동자들이 인력부족으로 과로를 하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아무개 조합원이 사망 당일 가슴통증을 동료에게 호소했지만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며 "휴게실에서 쓰러진 것을 보면 잠시 쉬려다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교대를 해 줄 동료만 있었더라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 인력부족은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된 2016년 7월부터 심해졌다. 1킬로그램당 운영인력은 24명으로 옛 서울메트로(65명)와 도시철도공사(42명)를 크게 밑돈다. 지난해 노조는 인천시에 380명 충원을 요구했다. 공사측도 228명의 추가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인천시는 그러나 최근 20명만 충원했다.

노조는 "공사는 고인의 유족들에게 충분히 보상하고 산업재해로 결론이 나도록 협조해야 한다"며 "인천시는 철도 이용객과 노동자의 안전과 목숨을 보장하기 위해 공사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사측은 "현장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숨진 3명의 사인이 모두 인력부족 때문으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근무여건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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