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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9호선 비정규직 해고 위기에 심야 1인 근무 논란까지"서울교통공사 직영 전환 후에도 달라진 게 없어" … 공공운수노조 9호선지부 서울시에 인력충원 요구

"공공부문 정규직화 논의가 진행되던 지난해 공개채용으로 1년 계약직으로 입사했습니다. 회사 관리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테니 열심히 하라고 하더군요. 일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 정규직 전환 논의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계약연장 심사를 통해 계속 일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해고자가 생길 수 있는 상황입니다."(서울지하철 9호선 보안요원 A씨)

"기술직으로 입사했지만 역에서 고객안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낮 시간에는 2명이서 일하지만 심야에는 혼자 일해요. 응급환자·취객 대응도 해야 하고 역사 시설에 이상이 생기면 초동조치도 합니다. 폐장시간대에 화장실과 역사 안을 살필 때나 사무실을 지킬 때 너무 무서워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해코지를 당할까 두렵기도 하고요."(서울지하철 9호선 ㄱ역 고객안전원 B씨)

서울교통공사 소속인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보안요원은 1년 계약 만료시기가 도래하고 있고, 고객안전원(역무원)은 심야시간대에 1인 근무를 하며 역사를 지키고 있다. 노동자들은 "공사의 인력충원·정규직 전환 약속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9호선 2·3단계 보안요원 4명, 이달 말 해고 위기

21일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9호선지부(지부장 신상환)에 따르면 비정규직인 9호선 2·3단계 보안요원 4명의 계약기간이 29일 만료된다. 이들은 9호선 2·3단계 구간인 언주역에서 중앙보훈병원역을 순찰하며 열차이용객 안전을 책임진다. 화장실 불법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고, 고객안전원 업무를 대체하기도 한다. 주간·야간 2조2교대로 일한다. 13개 역사·열차이용객 안전을 단 두 명의 보안요원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월 공개채용된 이들은 20~30대 청년들이다. 신상환 지부장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이 발표된 이후 채용돼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상황을 감안하고 입사한 이들"이라며 "당시 사측도 노조에 이들의 정규직 전환을 구두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다. 심지어 공사측은 계약연장 심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지부에 전했다. 탈락자(해고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심야 여성 고객안전원 안전은 호루라기가 지킨다?

20대인 B씨는 지난해 9월 기술직으로 입사했다. 그런데 곧바로 고객안전원으로 발령받았다. 9호선 2·3단계 구간의 한 역사에는 고객안전원 6명이 배치돼 있다. 이들은 교대제로 일하며 낮에는 2명, 취약시간(밤 10시30분~다음날 오전 7시)에는 혼자 일한다. 수습사원이라도 취약시간대 근무를 피할 수 없다.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고객안전원은 역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처리한다. 화재경보가 울리면 시민을 대피시키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 초동조치를 한다. 선로전환기를 다루고, 사회적 취약자의 열차이용을 돕고, 취객이나 환자가 발생하면 상황에 맞춰 대응한다. B씨는 "취객이나 수상한 사람들, 과중한 업무 탓에 혼자 일하는 취약시간대가 두렵다"고 털어놨다.

최근 공사는 고객안전원에게 호루라기를 지급했다. 위급상황 발생시 대처하라는 의미에서다. B씨는 "혼자 일할 때 호루라기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역사 이름과 나이를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 뉴스를 본 누군가가 취약시간대에 해당 역사를 찾아올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부는 "전철 이용객과 노동자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해결하려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부는 올해 임금·단체교섭에서 이 같은 요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신상환 지부장은 "비정규직 보안요원은 해고될 상황이고 역사 1인 근무로 여성직원이 심야에 호루라기 하나에 의지해 일하는 믿기지 않은 상황이 9호선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공사와 9호선 소유주인 서울시는 인력충원·고용안정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2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한다.

한편 지하철 9호선은 1단계 25개 역사와 2·3단계 13개 역사로 운영된다. 1단계는 시행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이 맡고 있다. 2·3단계는 공사 자회사인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이 운영하다 지난해 11월 공사 직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2·3단계 노동자들이 공사 직원과 다른 별도 취업규칙을 적용받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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