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9.16 월 08:00
상단여백
HOME 사회ㆍ복지ㆍ교육 시민사회
'작은 사업장' 노조할 권리찾기 꽃피우나음성 원남산단에 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출범 … 70여개 업체에 4천여명 일하는데 노조는 어디에?
▲ 금속노조
양대 노총이 각각 조합원 100만명 시대를 열었지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는 멀기만 하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2017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1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3.7%만 노조에 가입해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 조직률은 0.2%에 불과하다. 작은 사업장일수록 노조할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고 싶어도 해고나 폐업, 사용자 교섭 거부로 노조를 유지하기 힘들다. 기존 노조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탓에 조직화가 쉽지 않다. 노동계가 지난 10여년간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역·공단·산단을 거점으로 '노동자 권리찾기'를 통한 조직화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충북지역에서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이 출범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노조할 권리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비정규직 없는 충북만들기 운동본부를 비롯한 9개 노동·시민·인권단체가 참여한 원남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원남사업단)이 8일 출범했다.

원남사업단은 이날 오전 음성군청 앞에서 출범기자회견을 열고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도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원남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을 출범한다"며 "음성 원남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 노동자 권리향상과 고용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위치한 원남산단은 식료품·섬유·금속가공·전자부품 등 70여개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는 음성지역 대표 산업단지 중 한 곳이다. 원남사업단에 따르면 4천여명이 고용돼 있다. 사업장별로 평균 35명이 일하는데, 노조가 조직된 사업장은 찾기 힘들다.

이들이 원남산단에 주목한 이유는 충북 음성지역 노동환경을 집약적으로 보여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원남사업단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충북지역은 월 노동시간이 전국 2위, 산업재해율 전국 2위로 노동조건이 열악한 곳"이라며 "전체 노동자의 3분의 1이 비정규직이고, 100인 미만 사업장이 4분의 3을 차지한다.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5.7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음성군 사정은 더하다. 음성군 전체 인구 3분의 2를 차지하는 노동자 6만6천737명 중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4만명에 육박한다. 음성지역 노동자 3명 중 2명이 일상적인 고용불안과 최저임금을 약간 웃도는 임금을 받고 일한다는 게 원남사업단의 설명이다.

선지현 충북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울타리' 활동가는 "2017년 금속노조·민주노총과 함께 음성지역 노동실태 기초조사를 한 결과 직업소개소를 통한 파견·용역이 만연해 있고, 수수료 문제와 불법파견 문제가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충북·음성지역의 열악한 노동현실이 집약돼 있는 원남산단에서 각종 불법적인 행태와 사업주 갑질 문제 해결방안을 찾고, 지방정부와 지방노동청에 책임 있는 대안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남산단 노동자들의 노동실태가 제대로 조사되거나 알려진 적은 없다. 2년 전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충주지청이 산단 내 신세계푸드 음성공장 등 3개 회사를 근로감독해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주휴수당 미지급, 불법파견 등 1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적발한 적이 있다. 송민영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조직사업부장은 "신세계푸드 사례는 산단 내 대다수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업장 단위 조직화? 금속노조 원남산단지회 추진

원남사업단은 2주간 원남산단 노동조건 실태조사를 한 뒤 이달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매주 노조할 권리 캠페인과 월 2회 무료 노동상담도 한다.

노조에 관심이 있는 원남산단 노동자들은 공단지역노조(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원남산단지회)로 모은다는 계획이다. 원남산단지회는 원남산단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를 가입대상으로 한다. 기존 사업장 단위 조직화 방식과 다르다.

송민영 조직사업부장은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올라오는 요구들을 찾아다니며 사업장 단위(분회)로 조직화했는데, 분회단위 교섭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면서 지역노동자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가입절차나 조합비를 문의하는 전화가 많이 온다"며 "원남산단에서 조직화 성과를 내면 충북지역 다른 일반산단이나 농공단지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혜정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