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
"대표가 조합원 중 한 명을 불러 공사현장에 갈지, 아니면 그만둘지 물었습니다. 공사현장은 대개 일산이나 서울처럼 멀리 있어 부산에서 출퇴근이 불가능해요. 1~2주에 한 번밖에 집에 갈 수 없게 되죠. 업무강도도 셉니다. 새벽 5시30분께 출근해 옥외현장에서 케이블 공사를 해요. 원래 하던 CJ헬로 고객센터 업무와는 전혀 다른 업무죠. 그만두라고 압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대표가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조합원 3명을 지목해 '공사현장에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알렸습니다.”

CJ헬로 협력업체인 해운대서부고객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증언한 노조탄압 행위다. CJ헬로가 협력업체의 잇단 노조탄압 행위로 빈축을 사고 있다. 부당노동행위 의혹을 받는 CJ헬로 협력업체는 부산 해운대서부센터 운영사와 대구 수성고객센터 운영사다. 희망연대노조 CJ헬로 고객센터지부는 "두 협력업체가 강제 전환배치와 일감 뺏기로 노동자의 노조활동을 탄압하고 있다"며 "원청 CJ헬로는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업체를 교체하고, 본질적으로는 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말 안 듣는 노동자에 공사현장 배치 압박"=CJ헬로의 두 협력업체는 각각 기존 업무와 관련 없는 부서로 노동자를 전환배치하고 기존 일감을 빼앗는 방식으로 조합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해운대서부센터의 경우 지난 2월 노조가 만들어지자 대표가 기존 팀장들의 보직을 해임하고 공사현장으로 강제 배치전환하겠다고 공지했다"고 주장했다. 지회 관계자는 "노조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CJ헬로 고객센터에 근무하다가 공사현장에 배치된 동료들 중 최소 4명이 견디지 못해 퇴사했다"며 "노조가 만들어진 뒤에는 아직 공사현장에 간 조합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해운대서부센터 운영사 대표는 CJ헬로 고객센터를 휴대전화대리점 운영과 케이블 공사 같은 다른 사업과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대서부센터 운영사 대표는 "기존 팀장에게 그만두라고 이야기하거나 보직을 해임한 바가 없다"며 "미흡한 업무능력 때문에 부서 배치전환을 이야기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조가 조직된 사실도 교섭요청 공문을 받고 알았다"고 덧붙였다.

수성고객센터에서는 조합원 일감 뺏기 논란이 인다. 이 센터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A씨는 "사측이 이달부터 설치·철거 기사가 토요일에 출근하지 못하게 했다"며 "토요일 근무를 없애면서 임금이 줄어들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센터는 고객 요청이 있으면 토요일에도 설치·철거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이 업무는 노조 조합원이 아닌 다른 기사가 맡고 있다.

◇ "협력업체 일" CJ헬로, 나 몰라라=지난 3일 해운대서부센터 대표는 "CJ헬로 고객센터 운영을 포기하겠다"고 원청 관계자에게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센터 대표는 "내일(4일) 회사 공문을 통해 (고객센터) 포기각서를 전달하겠습니다"는 원청 관계자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화 내용을 갈무리해 직원 단톡방에 공유했다. 지부는 "노동자에게 센터를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하며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현장 노동자들은 대표 말대로 이뤄질 경우 고용승계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운대서부센터 대표는 "센터 포기는 노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며 "이전부터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센터 운영을 그만두려 했었다"고 해명했다. 수성고객센터 대표와는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조는 협력업체에서 발생한 문제해결을 위해 CJ헬로에 면담을 요청했다. CJ헬로는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는 기사와 계약한 당사자가 아니란 이유로 면담을 거절하고 있다. CJ헬로 관계자는 "협력업체 문제는 CJ헬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원청은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달 19일 CJ헬로 고객센터의 불법운영 실태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에서 원청인 CJ헬로가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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