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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없는 병원사업장 실태조사해 보니] 근기법·최저임금법 위반에 공짜노동 강요하는 병원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분회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필요"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
울산지역 중형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김명지(가명)씨의 스케줄표상 근무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7시간이다. 하지만 김씨는 대개 새벽 6시까지 출근하고 오후 4시30분에 퇴근한다. 하루 2~3시간의 공짜노동을 하는 셈이다. 병원측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간호사는 업무 특성상 다음 근무자에게 인수인계 시간이 필요하다. 환자들에게 각각 어떤 조치를 했는지, 환자 상태는 어땠는지, 상세한 내용을 다음 근무자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보느라 바쁘게 뛰어다니느라 일과시간에 처리하지 못했던 전자의무기록(EMR)도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인계 시간을 반영하지 않은 스케줄표 탓에 김씨는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한다. 공짜노동을 하는 것이다.

김씨 사례는 노조가 없는 울산지역 병원사업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분회와 울산노동인권센터가 울산지역 100병상 이상 노조 미조직 13개 병원사업장 노동자 2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40명(72.2%)의 노동자가 업무 외 추가노동을 하는데도 연장근로수당을 받지 못했다. 분회와 센터는 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병원사업장의 공짜노동과 갑질문화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노조 방패막이 없는 병원, 노동조건도 열악"

분회와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이날 오전 '울산지역 병원노동자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울산시청에서 열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11월20일부터 두 달간 두 기관이 노동자들을 만나는 대면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울산지역 병원의 노조 조직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노조가 조직된 병원은 울산대병원·동강병원·울산병원 3곳뿐이다. 100병상 이상인 중소형 병원 중 13개 병원은 노조가 없다. 노조가 없는 병원사업장에서는 공짜노동뿐 아니라 갑질문화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응답자 중 134명(68%)이 갑질을 당했다고 밝혔다. 갑질 유형은 폭언(59%)·폭력(12%)·성희롱(13%)·술자리 강요(12%) 순으로 많았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은 상황이 낫다. 노조에 따르면 울산대병원은 기본 노동시간 8시간 외 별도로 인수인계 시간 2시간을 더해 스케줄표를 편성하고 있다. 2000년 노조가 요구해 만들어 낸 성과다. 분회 관계자는 "근속연수도 노조가 있는 사업장과 미조직 사업장의 차이가 크다"며 "울산대병원 노동자 평균 근속연수는 9년이지만 미조직 사업장의 평균 근속연수는 3.6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근로조건 개선 시급"

분회는 "설문조사 과정에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례와 노동자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불이익변경한 사례를 제보받았다"며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A병원은 지난해 최저임금 월액인 157만3천770원에 미치지 못하는 147만원을 기본급으로 지급했다. B병원은 복리후생을 노동자에게 불이익하게 후퇴하는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바꾸면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최저임금법·근기법 위반이다. 분회 관계자는 "사업장은 노동자에게 보장된 최소한의 근로기준법과 노동관계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병원사업장에 만연한 위법행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분회는 "미조직 사업장의 과다노동을 해결하려면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의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울산지역 인구 1천명당 간호사는 3.24명이었다. 7개 광역시 중 두 번째로 낮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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