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LG생활건강 손자회사인 한국음료 노사가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와 노조사무실 제공,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화섬식품노조(위원장 신환섭) 한국음료지회 전면파업 184일, 집단단식 28일 만이다.

3일 노조에 따르면 지난 2일 신환섭 위원장과 이형석 한국음료 대표이사가 △기본급 5.5% 인상 △타임오프 600시간 △공장 내 노조사무실 제공 △최영수 한국음료지회장을 포함한 단식자 5명 한 달 유급휴가 등 2018년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사측은 교섭 과정에서 "공장 내 노조사무실 제공은 어렵다"거나 "타임오프는 200시간밖에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교섭 타결로 사측은 공장에 컨테이너박스를 개조한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환섭 위원장은 "2018년 임단협이 타결됐으니 올해 교섭에서 보완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오랜 투쟁으로 지친 조합원들을 추스르고, 노조활동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음료는 2010년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코카콜라음료가 약속한 임금·복지 개선이 지켜지지 않자 노동자들은 지난해 4월 노조를 설립했다. 같은해 5월 임단협을 시작했다. 협상에 진척이 없자 10월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6일부터는 최영수 지회장을 포함한 조합원 5명이 단식에 들어갔다. 지회 파업과 단식이 길어지고,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이 시작되자 회사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열고 천막농성을 접었다. 최영수 지회장은 “6개월 동안 싸우면서 힘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연대해 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며 “부족한 부분은 채워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섭 타결과 무관하게 한국음료에 대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은 이어진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은 지난달 13일부터 산업안전과 교섭해태·부당노동행위 의혹 등 노동관계 전반을 조사 중이다.

최근 감독기간을 2주 연장한 전주지청은 불법파견을 비롯한 한국음료의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청 관계자는 "9일이 감독 마지막날인데, 가급적 그 전에 끝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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