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효성화학노조(위원장 조용희)가 9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쟁의대책위원회에서 9일 오후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노조는 사측과 지난해 9월20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올해 2월20일까지 13차례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기본급 17~18% 인상 △호봉제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조용희 위원장은 "2019년 최저임금이 8천350원으로 오르자 339명의 조합원 중 60%가량인 194명의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해 사측으로부터 최저임금 조정수당을 받고 있다"며 "효성화학 임금은 동종업계의 55% 수준에 불과해 임금체계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효성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상황에 노조가 무리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는 성실한 교섭을 통해 상호 입장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노조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효성화학 전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8%에 불과하다"며 사측의 경영위기 주장에 선을 그었다. 효성화학이 이날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회사 매출액은 1조1천168억원, 당기순이익은 223억원이다. 효성 관계자는 "노조와 입장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나 경영 문제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2월27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울산지방노동위는 3월12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지난달 18~19일 조합원 339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했다. 투표자 336명 중 333명(98.2%)이 찬성했다.

울산 남구에 위치한 효성화학은 지난해 6월 효성에서 분사했다. 효성화학은 화학섬유 원료(TPA)를 비롯해 폴리프로필렌(PP) 수지, 나일론·폴리에스터 필름, 친환경 고분자 신소재 폴리케톤 등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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