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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해결 지시했는데] 인도네시아 한국기업인 야반도주 사건 '오리무중'노동부 현장지원반 3박4일 활동, 피해 노동자도 안 만났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인 기업대표가 거액의 임금을 체불한 채 야반도주한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대응책을 지시했지만 체불임금 상환을 포함한 문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무관리 현장지원반 파견

3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노사발전재단 관계자 4명으로 구성된 ‘해외투자기업 노무관리 현장지원반’이 지난 28일 현지활동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출국했다.

노사발전재단은 매년 두 개 국가에 해외투자기업 노무관리 현장지원반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임금체불 사건과 관련한 인도네시아 당국과의 공조, 현지 피해상황 파악을 지시함에 따라 지원반을 급하게 파견했다. 인도네시아 브카시지역 봉제기업 PT SKB(Selaras Kausa Busana)의 한국인 기업대표 김아무개씨가 지난해 10월 야반도주한 사건 때문이다.

현지활동 기간 지원반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노무관리 세미나를 하고 인도네시아 노동부와 면담했다. 현지 진출기업 현장을 방문하고 간담회를 열어 노사관계·노동시장 동향을 파악했다. 노무관리나 기업운영상 애로사항도 들었다.

지원반은 세미나를 통해 현지에 있는 한국기업이 인도네시아 노동법 위반이나 노사갈등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70여명의 현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세미나에서는 인도네시아 노동법 위반사례와 대응방안, 회사 설립·청산절차 관련 강의가 진행됐다. 한인기업 이미지가 더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지원반이 현지를 다녀왔지만 사건 해결은 더디기만 하다. 현지 노동자 피해규모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해결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노동부가 파악한 임금체불액은 사회보험료를 포함해 6억5천만원가량이다. 퇴직금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반면 SKB 노동자들은 사회보험료 6억원을 제외하고도 체불임금이 6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으로 도망온 대표 김아무개씨는 6억5천만원을 송금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자들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규모조차 논란, 대책 없는 정부

현지 사정에 밝은 국제노동 전문가들은 다른 기업에도 피해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야반도주·임금체불 같은 노동법을 위반한 한국기업이 20곳이다. 현지를 다녀온 노동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한인상공회의소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인도네시아 당국에 수사와 형사사법 공조, 범죄인 인도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SKB는 대표가 한국인이지만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법인이다. 한국 정부나 수사당국이 먼저 나설 수 없다는 것이 노동부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범죄인 인도를 요청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노동부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가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노동부와 면담한 내용이 주목된다. 노동부와 외교부는 면담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피해 노동자나 노조를 만나 의견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현지 노동자를 우리 정부가 만나면 인도네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뾰족한 대책도 없고, 현지 노동자를 만날 생각도 없었다는 얘기다. 3박4일간 현장지원반 지원은 무엇에 초점을 맞췄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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