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평가 주주총회에서 매각을 앞두고 노동자 쥐어짜기 의혹을 사고 있는 이현규 대표이사의 연임안이 의결됐다. 노조는 회사를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재고발할 계획이다.

27일 노동계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이현규 대표 연임을 결정했다. 회사 지분 89.49%를 보유하고 있는 유진프라이빗에쿼티는 주총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신 이현규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신아무개 부장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다.

이현규 대표는 2016년 5월 취임했다. 회사 주인이 SK증권과 산은캐피탈이 조성한 사모펀드에서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자금을 댄 유진프라이빗에쿼티로 바뀌면서부터다. 유진프라이빗에쿼티는 에셋프라이싱홀딩스 유한회사를 통해 자산평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후 노사 갈등이 시작됐다.

자산평가노조(위원장 남궁석)는 “이현규 대표는 부임 직후부터 전문성이 없는 측근을 요직에 앉히고 일방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수많은 직원들이 이로 인해 과중한 스트레스를 받고 회사를 떠났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6년 5월 이후 33번의 조직개편이 있었다. 같은 기간 임원을 제외한 전체 직원의 절반 수준인 66명이 퇴사했다. 노조는 부당거래 의혹도 제기했다. 최근 이현규 대표와 그의 배우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2%대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자산평가는 현재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400억원이던 회사가 두 배 값으로 팔린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조는 이날 서울 운니동 삼환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총회는 한편의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남궁석 위원장은 “회사가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을 위반해 고용노동부에서 2억1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는데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를 추가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부는 자산평가를 최저임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노조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발을 취하했다. 자산평가는 <매일노동뉴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