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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경사노위안과 실근로시간 단축은 양립 불가-김형동 변호사 칼럼에 대한 반론 ②김태욱 변호사(사무금융노조 법률원)
▲ 김태욱 변호사(사무금융노조 법률원)

매일노동뉴스를 통해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김형동 변호사께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관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안(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도 동일)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두 차례에 걸쳐 게재했고, 노노모 사무국장인 김재민 노무사께서 반론을 한 차례 게재했습니다. 위 논의 과정에서 여러 쟁점이 논의됐으나 보충할 부분이 있다고 봐 졸견을 기고하게 됐습니다.

김형동 변호사께서는 두 번째 기고에서 “궁극적으로는 탄력근로를 하더라도 연 1천500시간 남짓의 선진국 수준 노동조건이 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경사노위안이 통과된다면 말씀하신 목표 달성은 불가능합니다. 2016년 기준 실노동시간은 독일 1천356시간, 프랑스 1천503시간, 일본 1천713시간, 한국 2천69시간입니다. 독일은 탄력근로제로 평가되는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1주 평균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 법정근로시간이 1주 35시간인 프랑스도 탄력근로제가 적용되더라도 1주 평균 44시간 초과가 금지돼 있고, 단체협약 등으로 예외를 설정하더라도 주당 평균 46시간(12주 기준)까지 가능할 뿐입니다. 여기서 말씀드린 44·46·48시간은 모두 연장근로를 포함한 숫자입니다.

그런데 경사노위안의 경우 탄력적 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그 자체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탄력적 근로제가 도입되더라도 1주 12시간 한도의 연장근로가 아무 제한 없이 가능하므로 주당 평균 52시간의 실근로가 가능하고, 단위기간의 절반 정도는 64시간까지 가능합니다. 즉 프랑스의 44~46시간, 독일의 48시간이 한국에서는 52~64시간입니다. 이를 1년(52주)으로 환산하면 최소 208시간{=(52-48)×52}에서 최대 416시간{=(52-44)×52}까지, 절반 정도의 기간은 최대 520{=(64-44)×26)}시간까지 차이가 납니다. 유럽 국가들보다 근로시간이 긴 일본의 경우에도 1년 단위 변형근로시간제가 가능하긴 하지만 그 경우에도 주 48~52시간으로 변경하는 것은 연속 3주, 3개월간 총 3주를 초과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1년 단위 변형근로제는 일상적 연장근로가 없음을 전제로 할 뿐 아니라 예외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그 한도가 통상 연장근로 한도보다 적은 320시간입니다. 이는 우리로 보면 약 624시간(=12시간×52)입니다. 이러한 격차를 그대로 둔 채 “궁극적으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더라도 연 1천500시간 남짓의 노동조건이 돼야 한다”는 것은 근거 없는 낙관 아닌지요? 변호사님 말씀대로 되려면 ① 입법 과정에서 적어도 탄력근로제 적용시에는 1주 12시간 연장근로를 그대로 할 수 없도록 하거나 ② 연장근로에 대한 개별적 거부마저도 징계사유로 본 대법원 판결(94다19228) 등을 배제할 제도적 대안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전제조건 아닌지요?

경사노위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한국노총은 처음엔 나름대로 여러 제안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① 단위기간 확대 근거가 부족하다거나 특정 업종에 한정해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 ② 단위기간을 확대한다면 그 도입 요건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주장, 구체적으로 근로일과 근로시간 사전 특정을 더 엄격하게 하고 노사 대등 결정권을 보장(집단적 동의절차 도입, 직접·비밀·무기명투표로 근로자 대표 선출 등), 산업 및 업종 차원에서 노사 대표 합의방식으로 도입하자는 안 ③ 일·주·월 단위 노동시간 상한제, 3개월 이내 연속 3주 이상 주 48시간 초과 금지, 3개월 단위(13주) 전반부와 후반부 연속 시행 금지, 연간 1회 실시 방안 ④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방안 등입니다. 그런데 1~9차 회의록을 다 살펴보더라도 한국노총이 제기했던 사항들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 결과 경사노위안에 반영된 것은 실효성 없는 11시간 연속휴식시간(그나마 근로자대표 서면합의로 배제 가능) 외에는 전무하다고 보입니다.

한국노총 나름대로 필요하다고 봐서 주장한 사항들 중 수용된 것이 거의 전무하지만 경사노위안을 지지한다면, 어떤 이유로 경사노위안이 타당하다고 보는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이 우선으로 보입니다. 2월20일 한국노총이 발표한 해설자료는 변명자료로 보일 뿐입니다. 특히 2월19일 새벽 2시30분까지 이어진 8차 회의에서 “밤샘 마라톤 집중협상을 전개했으나 논의를 좁히는 데 미흡”했음에도 같은날 오후 5시에 열린 9차 회의에서 합의(?)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요? 나아가 8~9차 회의록에 기재된 “노동계가 비활자화를 전제로 구두 설명을 요청” “간사단 회의 논의 내용을 노동계 비활자화 전제 동의 후 구두로 설명”했다는 것(비활자화)은 어떤 내용인지요? 이러한 부분에 대한 한국노총의 해명도 없이 현재의 경사노위안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은 경사노위 초기 회의에서 보여 준 한국노총 입장에 비춰 보더라도 모순 아닌지요?

김태욱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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