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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병원 살리기 나선 강춘호 참노조 위원장] “노조는 모든 제일병원 인수의향자에 열려 있다”
▲ 최나영 기자

“월급이 너무 오랫동안 나오지 않다 보니 직원들이 민감해져 있어요. 다들 한계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병원이 정상화되는 것이 노조 바람입니다.”

국내 첫 여성전문 병원인 제일병원은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경영난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국 분만 실적 1위를 기록했지만, 해가 갈수록 경영은 어려워지고 있다. 폐원위기까지 몰린 병원은 올해 1월28일 법원에 채무조정과 매각협상을 병행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 프로그램을 신청해 받아들여졌다. 협상 기한은 3개월이다. 10개월째 체불임금에도 병원을 지키는 노동자들은 악전고투 중이다.

강춘호(50·사진) 참노조 위원장은 "병원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병원 인수자가 나타나야 한다"며 “누가 병원을 인수하려고 하든 노조는 문을 열어 놓고 대화할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2016년 12월 말 설립된 참노조는 25일부터 제일병원 교섭대표노조가 된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구 제일병원 참노조 사무실에서 강 위원장을 만났다.

- 현재 병원 상황이 궁금하다.
“경영악화로 입원실이 모두 폐쇄되고 외래센터와 응급실만 운영되고 있다. 직원들 임금도 현재까지 10개월 동안 체불되고 있다. 그래도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는 임금이 조금씩은 나왔는데 10월부터는 그마저도 지급되지 않고 있다. 퇴사자도 대거 발생했다. 지난해 6월 당시 교섭대표노조였던 보건의료노조 제일지부가 사측의 임금삭감 요구를 거부하며 10일 정도 파업을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병원에 희망이 없다고 느낀 직원들은 회사를 떠났다. 파업 전 900여명이었던 직원은 이달 기준 450명 정도로 줄었다. 의료진도 전문의 4분의 3이 나갔다. 남아 있는 직원과 의료진들은 모두 급여를 받지도 못하고 일하고 있다. 경영악화로 제일병원은 올해 1월 법원에 ARS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ARS 프로그램은 법원이 회생절차를 시작하기에 앞서 채무자가 영업활동을 하면서 채권자들과 자유롭게 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하는 기간을 최대 3개월까지 부여하는 제도다. 노조는 ARS 기간이 끝나기 전에 새 인수자가 나오길 바라고 있다. 인수가 안 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길 원한다.”

- 병원 경영난 원인이 출산율 하락과 관련이 있나.
“출산율 저하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사측 경영방식에 더 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무리한 투자로 여러 가지 불필요한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하나둘씩 떠나가기 시작했다. 제일병원 이사장은 병원 공사비를 부풀려 100억원대 돈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야 병원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12월 의사·경영진·노조(참노조·제일지부)측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임금을 일부 삭감한다’는 내용의 제일병원 인수협상안 찬반투표를 했는데, 82%로 가결됐다. 노조는 이 찬반투표 결과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인수자가 새로 들어오면 고용승계를 전제 조건으로 직원들이 이 정도 고통분담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니 노사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 본다. 새 인수자가 들어온 뒤 사측이 노조와 함께 수익모델 변화를 모색한다면 병원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노조는 마이너였던 진료과들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메이저과로 바꿀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노사협의회에서 주장하려고 한다.”

- 어떤 곳이 병원을 인수해야 한다고 보는가.
“참노조는 병원이 최대한 빨리 회생할 수 있도록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 두고 대화할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병원에 1천억원 이상의 부채가 있는데, 이런 부분을 상쇄하고 운영하려면 최소 1천300억원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혹시 노조의 뜻과 반대되는 투기세력 같은 곳이 병원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전면파업 방식보다는 병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려 한다.”

- 교섭대표노조로서 추가적인 계획이 있다면.
“찬반투표를 통해 임금삭감에 동의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인정한 부분이 있다. 최대한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이뤄서 수익을 창출하고 과도하게 임금을 삭감한 부분을 직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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