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들자고 했더니 소위 제1 야당 원내대표께서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정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된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반대한다고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묻겠다. 정말 이 말이 사실인가. 정의당과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공격하는 데 혈안이 돼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냐?”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찬물을 끼얹은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합의해 놓고도 정반대인 비례대표제 폐지 법안을 낸 것은 철저한 자기모순”이라며 “여야 5당 합의 내용을 휴지 쪼가리로 만들어 국민을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선거제 개혁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의원총사퇴까지 들먹이고 있다”며 “고집과 몽니를 중단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가 나 원내대표를 겨냥해 비판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내려와”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항의하다 본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박주민·이철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듣고 가시라” “싫은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외쳤지만 이들은 그대로 퇴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퇴장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소하 원내대표의 연설에 동의할 수 없다”며 “우리 의원들이 그 연설은 들을 수 없다고 해서 항의 표시로 퇴장했다”고 말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과 관련해 “5석 소수정당의 팩트폭행에 113석 거대정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상대 당의 대표연설은 경청하는 것이 국회 전통”이라며 “오늘 자유한국당의 퇴장으로 패스트트랙을 통해서라도 국회가 선거구제를 개편해 다당제 시대정신을 구현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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