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쌍용양회 동해공장 중장비 정비업체인 쌍용동해정비에서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노조설립 후 단체교섭 중 대표이사가 바뀌면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노동위원회 조정이 결렬되고 노조가 쟁의행위에 돌입하자 사측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대상으로만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노동자들은 "공격적 직장폐쇄"라고 반발했다.

빈번한 산재, 관리자 갑질에 노조설립
대표이사 교체되며 갈등 고조


20일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쌍용동해정비는 시멘트공장인 쌍용양회 24개 사내하청업체 중 한 곳이다. 쌍용양회 동해공장·신기사업소에서 카고크레인·지게차 등 대형중장비를 정비한다. 1998년 원청인 쌍용양회에서 아웃소싱 형태로 설립됐다. 아웃소싱 전까지는 40여명이 근무했다. 지속적인 인원감축을 거쳐 지금은 관리자를 포함해 21명이 일하고 있다.

정비노동자들이 증언한 관리자들의 갑질은 상상 이상이었다. 한 관리자는 작업 중 얼굴을 다친 노동자에게 "사장님 볼 수 있으니 마스크로 가리고 대기실에 숨어 있으라"고 했다. 눈에 쇳조각이 박힌 노동자에게는 "물로 씻으면 된다"며 작업장에서 못 나가게 했다. 작업 중 손가락이 골절됐는데 관리자가 "사장님에게는 자전거 타다가 다쳤다고 말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강원본부 관계자는 "욕설과 폭언은 다반사였다"고 전했다.

인원감축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 빈번한 산업재해와 은폐, 관리자들의 부당한 대우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지난해 7월 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그러자 복수노조가 만들어졌다. 위원장은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 관리자다.

강원영동지역노조 쌍용양회정비지부는 노조설립 직후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교섭창구 단일화를 거쳐 교섭대표노조가 됐다. 같은해 9월부터 교섭에 들어갔다.

올해 1월 옛 쌍용자원개발(2017년 쌍용양회와 합병)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규태씨로 대표이사가 교체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민주노총 강원본부 관계자는 "새로 취임한 대표이사가 이전 교섭에서 합의된 사항마저 모두 수용할 수 없다며 막무가내로 나왔다"고 말했다. 지부는 △노조사무실 제공 △근로시간면제 2천시간 보장(500시간까지 양보 가능) △징계위원회 구성(회사 3명·민주노총 2명·한국노총 1명) △유급병가를 요구했다. 회사는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강원지노위 조정까지 결렬되자 지부는 지난달 18일부터 부분파업·태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회사는 직장폐쇄로 맞섰다. 지난 13일부터 쌍용동해정비 전체 사업장과 부속시설에 강원영동지역노조 소속 조합원 전원의 출입을 금지했다. 노무수령을 거부하고 임금지급도 중단했다.

고용노동부 강릉지청 관계자는 "공격적 직장폐쇄는 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으니 잘 검토해야 한다고 지도했는데도 직장폐쇄를 했다"며 "노조가 문제제기를 하면 (직장폐쇄가 정당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법 직장폐쇄 철회" vs "태업 철회하면 교섭 용의"

민주노총 강원본부와 강원영동지역노조, 지부 조합원들은 직장폐쇄 8일차인 이날 오후 강원도 동해시 쌍용양회 동해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쌍용양회와 쌍용동해정비는 노조탄압을 중단하고 불법 직장폐쇄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부에는 "산재 은폐와 부당노동행위, 불법 직장폐쇄 조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태업으로 직장폐쇄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규태 대표이사는 <매일노동뉴스>와 통화에서 "조그만 회사에서 조합원 11명이 노조사무실과 타임오프, 유급병가를 요구하는 게 과도하지 않느냐"며 "3주간 태업하는 걸 참고 기다려 주다 직장폐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태업을 철회하면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교섭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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