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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지향 플랫폼노동연대 출범] "사회에서 버려진 플랫폼 노동자, 노조 말고는 답이 없다"규모·처우·고용형태 실태 파악 안 돼 … 정부 대책은 '노동 3권 보호'로 가닥
▲ 서비스연맹 플랫폼노동연대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 노동자가 노동기본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서비스연맹>
노동계가 플랫폼 노동에 주목하고 있다. 조직노동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조직화 사업을 하고 문제를 진단하겠다는 계획이다.

갈 길은 험난하다. 플랫폼 노동자 규모와 고용형태, 처우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드물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결과도 없다. 반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은 확산하고 있다. 정부·노동·시민사회·전문가들이 서둘러 머리를 맞대야 하는 배경이다.

산별노조 지향 플랫폼노동연대 "노동기본권 확보할 것"

서비스연맹 플랫폼노동연대(위원장 이성종)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소외된 플랫폼 노동자들의 손과 발, 확성기가 돼 보편적 권리인 인권과 노동기본권을 플랫폼 영역에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플랫폼 노동·경제는 명확한 정의 없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다. 실태조사를 하고 있는 한국고용정보원은 "디지털 플랫폼 중개로, 일거리 1건당 보수를 받으며, 고용계약 없이 일하면서 근로소득을 획득하는 근로형태"라고 규정했다. 고용정보원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내부검토 중이다.

노동계와 전문가들은 플랫폼 노동자 규모를 전체 임금노동자의 적게는 9%에서 많게는 30%까지 어림잡고 있다. 외국 실태를 근거로 유추한 것이어서 편차가 매우 크다. 유럽연합(EU)은 2017년 역내 주요 국가 플랫폼 노동 비율이 7~17% 수준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전문가들도 유럽연합과 비교해 정보통신기술(ICT) 개발·확산이 활발하기 때문에 그보다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수준"이라며 "과거 비정규직·특수고용직 규모를 얼마로 볼지 논쟁이 불거진 뒤 대안 마련 논의가 이뤄졌던 것처럼 플랫폼 노동 규모를 살필 수 있는 실태조사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적 논의 첫걸음도 내디디지 못하는 사이 플랫폼 노동은 사회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대리운전·배달·콜택시 같은 기존 특수고용직이 플랫폼 노동자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가사도우미·호스피스·청소용역·경비용역·자동차정비·과외 등 대면접촉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전역으로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눌러 주는 아르바이트나 홈페이지 제작·회계·작가·번역·프로그램 개발 같은 온라인 노동력 거래도 활발하다. 플랫폼 노동 영역은 이미 아르바이트 일자리 수준을 넘어섰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대부분 플랫폼업체·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일한다.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탓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저임금 적용·노동시간 제한·퇴직금·연차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고용·산재보험 가입이 제한된다.

이성종 위원장은 "노동관계법이 적용되는 정형화된 노동과 매우 다른 비표준화·비전형노동을 하는 플랫폼 노동자에 대해 정부도 기업도 사회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그 규모가 너무나 커 버렸기 때문에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 그냥 사회에서 버림받은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동부·경사노위·인권위 '플랫폼 노동 보호' 시급성 인지

정부도 플랫폼 노동 확산과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의제별위원회인 '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미래 위원회'가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4월 말까지 플랫폼 노동을 주제로 사회적 대화를 하고 권고안을 내거나 제안을 할 계획이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이 가져올 우려는 많지만 그 유형·분류·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서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라며 "구체화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더라도 보호방안이나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플랫폼 노동에 관심을 두고 있다. 권고안을 준비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플랫폼정책연구조사 사업을 하는 노동단체를 지원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정책을 준비하는 단계는 아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는 다양한 직종에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이들에 맞춘 대책 수립이나 법제화에 어려움이 있다"며 "표준계약서 작성 같은 경제법, 산재보험 적용을 비롯한 사회법적 보호방식의 접근보다 이들의 노동 3권을 보호해 새로운 유형의 노동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플랫폼노동연대는 플랫폼 노동자를 조직하는 산별노조를 지향한다. 서비스연맹 소속 택배·퀵서비스·대리운전노조와 함께한다. 노동기본권·사회안전망 확보와 공정한 수수료(임금)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플랫폼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 임금·고용·복지를 안정·개선시키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라며 "플랫폼 경제와 노동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성장하려면 정부·노동·시민사회·전문가가 함께하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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