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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법 후폭풍 '수강신청 대란·강사해고'국회 토론회에서 구조조정 비판 목소리 빗발쳐 … "대학 의사결정 과정 민주화 이뤄야"
▲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학 강사 대량해고와 수강신청 대란 원인과 해법은?’ 토론회가 열렸다.<강예슬 기자>
김어진(50)씨는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2011년 처음 대학 강단에 섰다. 이후 매 학기 3학점에서 15학점까지 경제학 수업을 했다. 그는 올해도 ㄱ대에서 수업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ㄱ대측은 지난해 2학기까지만 해도 김씨에게 2019년 1학기 수업을 맡아 주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ㄱ대는 지난 1월 김씨에게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무직자가 됐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대학 강사에게 '교원' 지위 부여 △1년 이상 임용·3년까지 재임용 절차 보장 △방학 중 임금 지급 △퇴직금·4대 보험 적용 △대학의 재임용 거부처분에 대한 강사의 소청심사권 보장 같은 처우개선을 담았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해 8월1일 시행된다.

고등교육법 국회 통과 여파로 올해 초 수도권 대학은 수강신청 대란이 발생했다. 개설된 강의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고려대 총학생회 자체조사에 따르면 3월11일 기준 128개 교양과목·108개 전공과목이 사라졌다. 이진우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수업축소에 대해 학교에 물어보니 학교측은 아직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강사를 채용 중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강사법 시행 "의지 없을 뿐" vs "부담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강사 대량해고와 강의 축소가 발생하자 해법을 찾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토론회는 민주평화당 갑질근절대책특별위원회와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이 주최했다.

토론회에서 대학측은 재정부담을 강조했다. 대학은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으로 재정부담이 커졌다며 강사를 대량해고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정체된 등록금 인상률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데 시간강사에게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이 적지 않은 부담이라는 이유다.

이성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팀장은 "등록금이 동결됐다고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동결이 아니라 등록금 인하"라며 "현재 사립대학은 운영수입보다 지출이 커진 상태"라고 주장했다.

시간강사와 학생들의 의견은 달랐다. 강태경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일반 학생들의 등록금은 동결된 것이 사실이지만 대학원생과 외국인 학생 등록금은 꾸준히 올랐다"고 반박했다. 강 수석부지부장은 "강사에게 드는 비용은 대학재정의 1.5% 정도를 차지한다"며 "구조조정 원인을 대학 재정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 내 민주화 필요"

시간강사 대량해고와 교과목 축소 원인이 대학 내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진우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은 "학생과 시간강사 목소리를 반영하는 의사결정구조가 있었다면 대학이 학생의 학습권과 강사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민주적으로 학내 구성원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은 대학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각 대학 내 대학평의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는 의결기구가 아닌 심의·자문기구로 실질적인 권한이 별로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독문학)는 "한국 대학은 가장 비민주적인 조직으로 퇴행했다"며 "교수·학생·학문 중간층(강사와 조교)의 의견을 동등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독일 대학의 3분할 원칙을 참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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