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일부만 공개됐던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 전체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다. 사업계획서는 400페이지 분량이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가 영리병원을 엉터리로 허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영리병원 철회-원희룡 퇴진 제주도민운동본부는 13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중국 녹지그룹측이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녹지그룹측의 유사사업 경험(병원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제주에 외국인이 영리병원을 개설하려면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사업시행자의 유사사업 경험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다. 범국민운동본부는 “보건복지부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녹지그룹측이 사업 승인 필수 요건에 해당하는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음에도 이를 직권으로 승인·허가했다”며 “적법하지 않은 행정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인 또는 국내 의료기관이 우회진출해 있는 해외 영리병원 네트워크가 사실상 녹지국제병원 운영 당사자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사업계획서에는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BCC)’ ‘주식회사 이데아(IDEA)’가 ‘사업시행자 해외의료 네트워크’에 참여한 것으로 명시됐다. 별첨자료에는 이들의 역할을 ‘병원의 의료진 채용 및 운영지원’ 등으로 명시한 업무협약서가 담겼다. 범국민운동본부는 “중국 BCC나 일본 이데아는 국내 의사들과 의료기관이 네트워크로 결합돼 있는 곳”이라며 “두 개의 영리병원 네트워크가 녹지국제병원 운영 의료진을 전담함으로써 내국인과 국내 의료기관의 우회진출 통로를 담당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와 보건복지부는 사업심사 필수 요건에 해당하는 증명 자료가 없으며 우회투자가 의심되는 업무협약서가 포함돼 있다면 녹지병원 허가를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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