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신 대기업의 케이블방송 인수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강예슬 기자>
케이블방송 노동자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의 케이블방송업체 인수전이 시작되면서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고 LG유플러스는 이번주 공정거래위원회에 CJ헬로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다. KT는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다. 통신사가 케이블방송을 인수할 경우 IPTV와 케이블방송의 중복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을 구조조정할 가능성이 높다. 수리(AS)와 고객상담 등 IPTV와 케이블방송 업무가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통신사에 고용승계를 요구한다.

"지역 내 새로운 일자리 창출할 수 있어야"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 대기업의 케이블방송 인수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도 중복인력과 관련한 다양한 해법이 논의됐다. 토론회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김종훈 민중당 의원, 희망연대노조·언론노조·언론개혁시민연대·재벌책임공동행동이 공동 주최했다. '통신사 케이블방송 인수 현황과 공공성 관련 쟁점'을 주제로 발제한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은 "통신사의 케이블 인수합병으로 인력이 중복되고 담당 물량이 줄어든다고 해서 케이블 노동자에게 퇴직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정책위원은 "지역민들에게 어떻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고민해 이들이 맡을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케이블방송 노동자가 지역민을 만날 수 있는 창구를 활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들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이 지역 내 미디어·통신 교육을 담당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시청권·지역성·고용승계 고민해 심사"

인수허가와 사업변경허가 여부를 심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고용문제를 주요 허가조건으로 내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강도성 과학기술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시청자권리와 지역미디어로서의 공공성, 노동인권을 중심으로 심사를 추진하겠다"며 "유료사업자 재허가시 시청자위원회 설치를 강제해 시청자 권리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플랫폼 사업자가 가져야 하는 지역성·공익성의 범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사회에 대한 논의가 형식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영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지원정책과장은 "전국 사업자가 지역채널을 운영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업자가 수익성과 비용을 문제로 광역단위로 지역채널을 운영한다면 세밀한 지역 이슈를 놓쳐 지역 시청자들의 시청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영규 과장은 "합병심사와 관련해 사전동의 요청이 오면 방송의 지역성과 공공성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도록 심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 문제가 우선적이고 중점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며 "현재 노동자 복지나 복리후생 개선 등 항목을 심사평가에 반영하고 있지만 노동 복지에 관해 미비한 요소가 있다면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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