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 최대주주인 청호이지캐쉬 대표가 금융안전 사장 자리에 자신을 '셀프 추천'해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동훈 금융노조 한국금융안전지부 위원장은 12일 “김석 청호이지캐쉬 대표가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국금융안전은 현금을 호송하는 일을 한다. 1991년 시중·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해 만들었다. 현재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IBK기업은행이 각각 15%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CD밴 업체 청호이지캐쉬가 지분 37%를 확보했다.

지부는 "청호이지캐쉬가 대주주가 된 후 꾸준히 금융안전 경영권 장악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3월 단행된 정관 개정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정관 개정으로 상임이사 숫자를 늘릴 근거를 만들고, 비상임이던 감사를 상임으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임원 총인건비가 늘어 지부의 반발을 샀다. 당시 지부는 94년 노조설립 이후 처음으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금융안전 사장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유찬우 직전 대표는 올해 1월 말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김석 대표는 금융안전 사외이사다. 지부는 “김석 대표가 사장 자리에 공백이 생긴 이후 이사회 회의 중 각 은행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들에게 자신이 신임 사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내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금융안전 정기주주총회는 이달 29일 열린다. 지부는 그때까지 은행 주주들이 의견을 모은 추천 인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김석 대표가 차기 사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훈 위원장은 “김석 대표는 청호이지캐쉬가 대주주가 된 후 생긴 경영 악화와 노사갈등에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며 “각 은행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들이 의견을 모아 마땅한 인물을 차기 사장으로 추천해 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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