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3-29 답답한 일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사진이야기 답답한 일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9.03.08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봄기운 스멀스멀 오르는데, 놀이터와 동네 길에서 재잘재잘 떠들며 뛰는 아이들을 볼 수 없어 온 세상이 적막했다. 새 학기 맞은 어린이집에선 나가 놀지 못해 답답한 아이들이 요란스레 뛰다 혼이 났다. 공기청정기가 돌고 돌았다. 아이 마스크를 깜박한 아빠는 집을 오가느라 회사에 지각했다. 끼어들던 차와 양보란 없는 차량이 다투느라 경적이 길에 요란했다. 치열한 싸움 중에도 사람들은 창문을 내리지 않았다. 한강 다리 위에서 본 국회가 흐릿했다. 초국가적 미세먼지 대책을 주문하는 야당 정치인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높았다. 공습이며 재난 따위 무서운 말이 흔했다. 정부 탓하느라 말이 빨랐고, 활기찼다. 참 많은 것들을 스마트폰과 앉은 자리 컴퓨터로 처리하는 초연결 시대인데, 초미세먼지 자욱한 길에 나설 일은 여전했다. 마스크가 준비물 1순위에 올랐다.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은 까만색 마스크를 써 옷과 맞췄고, 공장 일하는 사람들은 작업용 방진마스크를 챙겼다. 한겨울 추위 물러간 집회 자리에서 보따리 맨 상인이 접는 방석과 커피 따위 철 지난 것 파느라 목이 쉰다. 어묵이며 닭꼬치 팔던 노점은 내내 한산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높았다. 쉬이 풀릴 문제도 아니라고 누구나가 말했다. 답답한 일 많은 사람들 목소리가 먼지 자욱한 길에서 높았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봄기운 스멀스멀 오르는데, 놀이터와 동네 길에서 재잘재잘 떠들며 뛰는 아이들을 볼 수 없어 온 세상이 적막했다. 새 학기 맞은 어린이집에선 나가 놀지 못해 답답한 아이들이 요란스레 뛰다 혼이 났다. 공기청정기가 돌고 돌았다. 아이 마스크를 깜박한 아빠는 집을 오가느라 회사에 지각했다. 끼어들던 차와 양보란 없는 차량이 다투느라 경적이 길에 요란했다. 치열한 싸움 중에도 사람들은 창문을 내리지 않았다. 한강 다리 위에서 본 국회가 흐릿했다. 초국가적 미세먼지 대책을 주문하는 야당 정치인의 목소리가 라디오에서 높았다. 공습이며 재난 따위 무서운 말이 흔했다. 정부 탓하느라 말이 빨랐고, 활기찼다. 참 많은 것들을 스마트폰과 앉은 자리 컴퓨터로 처리하는 초연결 시대인데, 초미세먼지 자욱한 길에 나설 일은 여전했다. 마스크가 준비물 1순위에 올랐다.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은 까만색 마스크를 써 옷과 맞췄고, 공장 일하는 사람들은 작업용 방진마스크를 챙겼다. 한겨울 추위 물러간 집회 자리에서 보따리 맨 상인이 접는 방석과 커피 따위 철 지난 것 파느라 목이 쉰다. 어묵이며 닭꼬치 팔던 노점은 내내 한산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높았다. 쉬이 풀릴 문제도 아니라고 누구나가 말했다. 답답한 일 많은 사람들 목소리가 먼지 자욱한 길에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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