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회사 쿠팡의 배송기사들이 6개월 계약 비정규직 신분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을 시작한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지부장 하웅)는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정규직 전환과 4년째 동결된 임금을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쿠팡은 당일 구매하면 다음날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2014년부터 시작했다. 3천500여명의 배송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이들 중 70%가량이 기간제 비정규직이다. 6개월 단위로 계약한다. 지부 관계자는 "기본급은 4년 동안 동결돼 있고 연차휴가 사용도 승낙을 받아야 한다"며 "계약연장과 정규직 전환을 위해 불평도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쿠팡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고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로의 전적을 추진하는 점도 노동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새벽시간 근무로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자회사로 전적하면 고용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임금교섭은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는 정규직 전환과 기본급 인상 같은 지부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쟁의조정을 중지했다. 하웅 지부장은 "쿠팡의 급성장 뒤에 배송노동자들의 노력이 있었는데도 회사는 우리를 소모품처럼 여기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부는 11일부터 한 달간 조합원이 배송하는 택배상자에 정규직화 싸움을 응원해 달라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한다.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부분파업에 이어 전면파업을 준비한다.

쿠팡측은 "지부가 교섭을 중단하고 다른 방식을 선택해 안타깝다"며 "대화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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