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청소·시설환경 용역업체와 노동자들이 임금을 대폭 인상하고 주 5일 근무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5일 중부지역공공산업노조(위원장 문현군)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시설환경지부와 HDC아이서비스는 이런 내용이 담긴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부는 현재 받고 있는 최저임금 수준으로는 생활이 어렵다며 시중노임단가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고 위험수당과 감염수당·근속수당 신설을 요구했다. 회사측은 도급비가 인상되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지부가 5일 전면파업을 예고하자 지난 4일 자정 무렵에 극적 타협안이 나왔다.

합의안에 따르면 노사는 △기준시급 970원(월 20만2천원) 인상 △위험수당 4만원 지급 △근속수당 신설 △지난해 의료기관 인증평가에 따른 위로금 20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다. 회사는 또 설과 추석에 각 10만원씩 명절상여금을 지급하고 하계휴가비로 5만원을 지급한다.

주 5일제 시행도 관심을 끈다. 기존에는 주 5일 7시간30분 근무하고 토요일 2시간을 일하는 주 6일 근무체계였다. 주 6일을 일하고도 초과근로수당을 받을 수 없는 구조였다. 앞으로는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희망자에 한해 휴일연장근무를 시행한다. 노사는 노조사무실을 병원에 마련하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연 4천시간 적용하기로 했다.

문현군 위원장은 "지난해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끝난 뒤 정규직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반면 고생한 청소·시설환경 노동자들이 받은 것은 100리터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긴 떡 한 덩어리가 전부였다"며 "노예만도 못한 삶을 개선하고자 투쟁한 끝에 얻어 낸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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