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하청노동자들이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차별해소 경영을 요구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오너 일가가 여러 추문과 위법 논란에 휩싸여 있어서인지 대한항공 50주년 기념식은 내부행사로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대한항공 하청노동자 노란조끼 공동행동은 3일 "대한항공 50주년 행사를 맞아 하청노동자 기념행사를 본사 인근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본사 정비고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은 조촐하게 하고 이후에도 외부행사는 열지 않을 계획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갖가지 구설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 중인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한항공 하청노동자들은 50주년을 따로 기념한다. 회사 기념식이 열리는 같은 시각 본사 앞에서 케이크 커팅식을 하며 하청·비정규직 권리보장을 기원한다. 대한항공 경영진을 향해 "밥 한 끼 먹으며 대화하자"고 요구하는 상징행동을 한다.

행사에는 김해·인천공항에서 일하는 대한항공 하청노동자 40여명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의 수하물을 분류하거나 기내 청소를 하는 노동자들이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상여금을 기본급에 산입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정년 단축 방침에 반발하는 비정규직들이 별도의 행사를 개최한다"며 "하청노동자의 생사여탈 권한을 가진 원청 대한항공이 비정규직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라고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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