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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한반도 운명 시험대 올라경제제재 완화·비핵화 플러스알파 합의 실패 … 문재인 대통령 구원등판 나서나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단독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예상치 못한 결말을 맞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제재 완화를 놓고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한반도 운명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시작은 좋았지만 예기치 못한 이상기류에 ‘흔들’
트럼프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부메랑으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메트로폴호텔에서 27일 저녁 친교만찬과 28일 오전 단독회담을 가졌다. 단독회담이 끝났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27일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적일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두 기대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많은 고민과 노력,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라며 “모두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28일 오전 단독회담에 들어가기 전에는 김 위원장이 “많이 노력했고 이제 보여 줄 때가 됐다”며 “직감적으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저녁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며 “북한과 좋은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경제적인 잠재력이 있다. 그런 성공을 보기를 기대한다”며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핵과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 데 감사하다”면서도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단독정상회담이 끝나고 확대정상회담으로 이어질 때까지만 해도 낙관적 분위기가 지배했다. 베트남 현지시간 28일 오전 9시 시작한 단독정상회담은 오전 9시36분께 끝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 정상이 나란히 확대정상회담장을 향해 걸으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을 연출했다.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없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양국 모두에 이득이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화답했다.

하지만 확대정상회담이 예정했던 130분을 훌쩍 지났는데도 끝나지 않으면서 이상기류가 흘렀다. 결국 두 정상은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 없이 오후 1시25분께 메트로폴호텔을 떠나 각자 자신의 숙소로 돌아갔다.

트럼프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 필요”
폼페이오 “몇 주 안에 합의 이뤄지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자신의 숙소인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저와 김 위원장은 생산적 시간을 가졌지만 합의문 서명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옵션이 여러 개 있었지만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걸어야 하지 뛰어야 할 때가 아니다”고도 했다.

합의 도출 실패의 주요한 원인으로는 ‘경제제재 완화와 관련한 이견’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전반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했다”며 “북한이 상당히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우리가 완전히 제재완화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요구도 관철하지 못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비핵화 옵션이 논의됐으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중요하다”며 “북한이 핵을 다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가 필요했다. 나오지 않은 것 중 우리가 발견한 게 있다”며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추가로 발견된 시설이 우라늄 농축에 관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란 것 같더라”며 “현재 수준에서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며 “미사일과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하지 못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다음 약속을 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안 했다”며 “빨리 열릴 수도,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간 뒤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3월1~2일 베트남 공식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는 ‘시계제로’
트럼프 전화통화서 문재인 중재자 역할 요청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한반도는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청와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정상이 완전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연계해 제재 해제나 완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북미 간 논의 단계가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우리 정부는 북미와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하면서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실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구원등판’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빈손으로 하노이를 떠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28일 오후 6시50분부터 25분간 전용기에서 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하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 앞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타결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아울러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 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예기치 못한 2차 북미정상회담 실패로 문 대통령이 3·1 운동 100주년 중앙기념식 연설에서 발표할 신한반도 체제 구상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이란 한반도 운명이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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