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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정책금융기관 정체성 수립하고 복지축소 원상회복 하겠다"
▲ 정기훈 기자

박근혜 정부의 가이드라인 철폐와 중소기업을 위한 은행이라는 정체성 수립. 지난달 취임한 김형선(42·사진)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에게 가장 해 보고 싶은 일을 묻자 되돌아온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공공기관이 방만경영을 펼치고 있다”며 복지수준을 대폭 축소하는 가이드라인을 냈다. 가이드라인은 지금도 조합원들을 옥죄고 있다. 김형선 위원장은 "가이드라인을 폐지해 기업은행 역량에 맞게 조합원 복지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국책금융기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도 주요 목표다.

출발은 산뜻하다. 지부는 최근 은행측과 방카슈랑스(은행보험)와 자회사 시너지 영업을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하는 데 합의했다. 기업은행이 돈벌이를 한다는 비판을 받게 한 대표적인 상품들이다.

<매일노동뉴스>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지부 사무실에서 김 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기업은행이 국책금융기관으로서 사회적으로나 조직적으로나 어떤 길을 가는 것이 맞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올바른 방향을 잡는 데 소중한 3년을 쓰겠다”고 말했다.

- 취임 후 두 달여가 지났다. 어떻게 지내나.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공약했던 것을 하나씩 충실하게 이행하는 과정에 있다. 취임 후 보름 정도가 지난 후 은행보험 등을 경영평가 항목에서 제외시켰다. 취임 직후 인사시즌을 맞았는데, 예전에 비해 공정한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에게 신망받는 인사가 임원이 될 수 있도록 은행장을 압박해 성과를 얻었다.”

- 기업은행이 공공기관 역할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는데.

“은행측이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매년 수익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조7천억원 이상 수익을 냈다. 주거래 대상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이다. 알다시피 내수 경기가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도 수익 목표를 계속 올린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그들을 상대로 이 정도 수익을 거두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는 의문이 생긴다. 어느 정도가 적정한 수익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기업은행에 대한 정부 경영평가도 수익 위주가 아니라 정책금융기관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지속적으로 민영화 위협에 시달렸다. 이 과정을 거치며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중은행과 평가 방식이 엇비슷해졌다. 지부는 민영화 논란은 사그라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집행부가 기업은행 정체성 살리기에 방점을 두는 이유다. 지부는 은행보험에 이어 ‘급여이체’를 평가항목에서 제외하는 것을 추진한다.

김형선 위원장은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같이 급여이체를 평가항목으로 삼으면 자금지원을 원하는 기업 직원들의 금융거래 자율성을 빼앗게 된다”고 말했다.

- 국책금융기관 최초로 노동이사 선임을 추진 중이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공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경영진을 잘 감시해야 한다. 대다수 사외이사가 경영진 거수기 역할을 한다. 노동이사가 있어야 한다. 정부 의지만 있으면 될 문제다.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들어 있는 공약이다.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도 적극 동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를 만났는데,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업은행 사외이사 임명권은 금융위원장에게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임금과 복지 등 근로여건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양호하기 때문에 먼저 도입할 필요가 없다”며 금융권 노동이사에 부정적이다. 김 위원장은 “여당과 청와대가 찬성 입장인 만큼 금융위가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며 “확률은 5대 5”라고 말했다.

- 조합원 복지향상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제가 출마했던 시기에 같은 곳에서 일했던 지점장께서 돌아가셨다. 암 진단을 받고 휴직했다가 2년 만에 복직한 분이었는데 재발했다. 충분한 치유기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에 의해 공무원 기준으로 휴직기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연금이 있는 공무원과 같은 기준을 둬서는 안 된다. 기업은행 직원 생산성은 4대 시중은행과 특수은행 가운데 1위다. 그럼에도 시중은행과 복지 격차가 크다. 가이드라인 탓에 복지를 한 치도 늘릴 수 없다. 박근혜 정부 가이드라인 철폐에 주력할 생각이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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