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대공장 노동자 임금인상률은 낮게, 중소공장 노동자 임금인상률은 높게 해 격차를 줄이자는 금속노조(위원장 김호규)의 '하후상박 연대임금' 전략은 올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까. 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조업 노동자 간 임금격차 축소에 주력하기로 했다. 3월 이후 불붙게 될 금속사업장 임금·단체교섭이 주목된다.

금속노조 올해 임금요구안 12만3천526원
현대·기아차지부 3만1천946원 특별요구


노조는 지난 25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사업계획과 교섭방침을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노조는 올해 산별교섭 목표를 '재벌개혁을 위한 원·하청 불공정 개선'에 두고, 격차 해소를 위한 연대임금 전략을 이어 간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완성차 대공장과 나머지 사업장의 임금교섭을 이원화하고 '격차해소를 위한 특별요구'를 한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하후상박형 임금인상 투쟁이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과 임금격차 완화에 효과가 있었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올해도 노동자 간 격차해소를 위해 투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 요구액을 12만3천526원으로 정하되, 현대·기아차지부의 경우 9만1천580원을 기본급 인상으로, 나머지 3만1천946원은 '격차해소를 위한 특별요구' 재원으로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 사측에는 △일방적인 납품단가 인하 근절 △최초계약 납품단가 보장 △업체별 납품계약시 보장된 임률 적용 여부 노사 합동조사 △나머지 사업장과의 임금인상률 차이(1.5%포인트) 부담을 요구한다.

하후상박 연대임금 전략을 정규직 양보론으로 보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도 일부 대의원들은 "하후상박 연대임금은 대공장 조합원 임금인상에 한계를 두고, 낮은 임금을 받는 사업장 조합원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하후상박 연대임금을 제안했던 하부영 현대차지부장은 "하후상박이란 용어 때문에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면 명칭은 고치되, 제안 정신은 살렸으면 좋겠다"며 "현대차지부가 조사한 결과 원·하청 불공정거래 개선과 임금격차 완화에 효과가 있었고, 원청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하지 못해 최저임금 인상 등 효과를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다음달 6일 '2시간 파업' 결의

노조는 사업장 단협 공동요구로 지난해에 이어 모든 사업장 사업주에게 '산별임금체계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전국단위 금속산업노사공동위원회' 참가를 요구하기로 했다. 올해 1월 구성된 금속산업노사공동위에는 현재 108개 사업장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첫 회의를 했고, 다음달 12일 2차 회의를 한다. 금속산업노사공동위 참여를 구두로 합의한 사업장은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현대기아차그룹사 등 9곳이다.

한편 노조는 다음달 6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2시간 파업을 하고 참여하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주최하는 지역별 총파업에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김호규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서 "총파업이 쉽지 않지만 앞으로 다가올 노동법 개악과 정권의 노동정책 우경화 상황에서 금속노조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한다"며 "전체 노동자를 위한 총파업 조직화에 대의원들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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