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부터 넥슨코리아에서 공짜노동을 합법화했던 포괄임금제가 없어진다. 넥슨 계열사인 네오플에 이어 두 번째다. 잇단 포괄임금제 폐지 합의가 게임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화학섬유식품노조에 따르면 최근 노조 넥슨지회(지회장 배수찬)와 넥슨코리아가 포괄임금제 폐지와 고용안정 방안 마련, 유연근무제도 개선, 복지향상·모성보호 확대를 담은 단체협약에 잠정합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다음달 4~5일, 조인식은 8일 진행된다.

게임업계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특정기간에 쥐어짜듯 노동시간을 늘리는 '크런치모드' 관행 탓에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일한 시간과 상관없이 근로계약시 미리 정한 일정액의 시간외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제도다. 넥슨코리아 또한 포괄임금제로 인한 공짜노동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월단위 연장근무 36시간, 야간근무 10시간, 휴일근무 4시간이 포괄임금제에 포함돼 있다. 지회가 지난해 9월 노조 설립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조합원·비조합원 685명)의 94.5%가 포괄임금제 폐지를 원했다. 이번 합의로 넥슨코리아는 연장·야간·휴일근무에 대한 고정연장수당을 8월부터 기본급에 산입한다.

게임업계 노동자들은 특히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직을 강요받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돼 있다. 노사는 프로젝트 종료 후 조직이 해체됐을 때 3개월 내 노조와 협의를 거쳐 전환배치를 하도록 했다. 복지포인트 확대와 난임치료 휴가 확대에도 합의했다.

최근 네이버 임단협 교섭에서 논란이 된 '협정근로자' 문제는 넥슨측이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협정근로자 지정은 네이버만의 요구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조합원 설명회를 시작한 배수찬 지회장은 "신뢰가 쌓이면서 길지 않은 기간에 잠정합의를 할 수 있었다"며 "IT업계 내 다른 회사 노사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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