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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청년의 삶에서 출발한 청년수당에 담긴 의미
▲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고용노동부가 다음달부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사업을 시작한다. 2015년 청년들이 서울시에 청년수당 사업을 제안한 지 약 4년 만이다. 2016년 시행 하루 만에 중앙정부의 직권취소에 의해 사업이 중단되면서 논란을 빚었지만,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앞다퉈 도입하자 중앙정부도 도입을 결정해 본격 시행하는 것이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렇게 빠르게 도입이 결정됐다는 것은 청년들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빠르게 형성됐다는 뜻이다. 최소한 청년세대 내에서는 격차해소와 고용안전망 강화에 대한 합의는 강하게 이뤄져 있다.

제도 정착 과정이 빠르다 보니 정책 형성 맥락에 여러 해석이 나타나기도 한다. 흔하게는 청년수당 같은 정책을 단순한 ‘선심성 현금 뿌리기’로 이해하는 경우다. 이는 청년수당에 연계되는 다양한 비금전적 지원은 외면한다. 일자리에 밀어 넣기만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던 고용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삭제되고 취업률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지원은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또 하나는 기존 복지정책 대상이 될 수 없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만 주목하는 경우다. 이는 근로능력 자체는 있다고 여겨지는 청년층에게 현금성 ‘급여’를 준다는 점에만 주목하기에 앞선 이해와 동일하다. 기존 사회보장에 비해 보편적이라는 점만 주목해 기본소득의 단초로 보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울시 청년수당 사례를 들며 ‘청년수당 2.0’으로 기본소득형 청년수당을 실험하자고 주장한다. 대상과 목표가 분명한 청년수당과 조건 없는 기본소득은 비슷한 제도도 아니고 그것만으로는 기본소득 필요성을 설명해 주지 못한다.

청년유니온이 청년수당을 제안한 배경에는 청년의 구체적인 현실이 놓여 있다. 구조적인 청년실업 속에서는 근로능력이 있어도 일터 밖의 안전망이 절실하고, 청년 시기에는 단순히 당장 노동이 가능한 상태더라도 잦은 이직과 열악한 일자리를 떠돌지 않고 노동시장 내에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곧 ‘수저 색깔’에 따라 노동시장 이행이 결정되는 격차의 문제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소득만이 아니라 다차원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존 고용·복지 이분법으로 다룰 수 없다. 그래서 청년유니온은 2010년 창립 때부터 청년실업부조 도입을 요구했고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이야기하며 청년수당을 요구하고 지키려 했다. 사회 진입 시기에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고 보편적 출발선을 보장한다는 목표와 구체성이 사라진 채 현금성 급여를 지급한다는 점만 남아서는 제도의 의미와 효과 모두 반감된다. 여기에는 제도 시행 3년이 넘었음에도 정책을 구별하지 않은 채 ‘포퓰리즘 논쟁’ 틀로 반복적으로 다루는 언론도 한몫했다.

중앙정부가 도입하니 지자체는 그만해도 된다는 견해도 있다. 오히려 이제 정교한 협력과 역할분담이 필요하다. 이제 시행될 중앙정부 사업에서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다. 현재 방식은 고용센터에서 다루는 여러 사업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전달체계 확충과 개선 없이는 사업 참여자에 대한 적극적 관리는커녕 취업성공패키지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고용센터에 오길 기다리는 방식은 저활력 상태의 니트(NEET) 청년을 포괄하기 어렵다. 적극적인 정책 대상 발굴과 다른 전달체계와의 연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는 예산을 책임지고 지자체가 전달체계를 책임지는 방식의 상향식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중앙정부가 중복지원을 피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은 역할 분담이라 할 수 없다.

어떤 정책이 제도로 정착하게 된 맥락은 풍부하게 설명되지 못하면 향후 제도 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서울시 청년수당에 대한 지지는 현금성 복지라는 점이 아니라 당사자 주도 사회적 합의와 정책 실행에서 세심하게 접근하는 방식에서 나온다. 청년수당 배경에는 당사자들이 주도하는 사회적 논의라는 정치적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격차해소와 공정한 출발선이라는 구체적인 청년의 삶이 있었다. 향후 청년수당 발전 방향도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청년수당은 이미 실험 단계가 아니다. 이제는 제도 정착을 전국적으로 완성해야 할 때다.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youngmin@youthunion.kr)

김영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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