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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지난 19일 이른 저녁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3개월 단위인 현행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최장 6개월로 연장하고 연장하는 조건으로 노동자의 건강권과 임금보전 방안을 넣었다. 사용자측의 단위기간 연장 요청과 노동자측의 노동자 기본권 보호라는 각자의 요구안이 접점을 찾은 결과다. 합의 당사자와 청와대, 여야 정치권에서는 모두 환영논평을 냈다.

사실 노동현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예상이 많았다. 애초 기한으로 정한 1월 말을 넘겼고, 지난 18일까지도 노사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을 멀리서나마 지켜본 입장에서 난항의 이유는 아마도 지난 시절 있었던 사회적 대화에 대한 각 주체의 불신과 탄력근로제에 대한 이해 부족이 그 원인으로 보였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래 노사정 대화와 합의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다. 균형의 추가 무너져 대부분 노동자에게 불리하고 사용자 편에 선 결과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제 도입이 대표적이라 할 만하다. 나름 객관적인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정부의 위헌적인 운영이 합의정신 자체를 왜곡한 경우도 많다. 이견이 있겠지만, 사업장 단위에서의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가 그렇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시절 노동개악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일부라 하더라도 그 우려와 비판에 귀 기울이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모두 노동자를 위한 더 나은 제도를 위한 충고가 아닌가. 무엇보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더 중요해 보인다. 국회가 합의정신을 최대한 존중해서 입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혹시 빠뜨렸을 수 있는 보완책도 꼼꼼히 찾아봐야 한다.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는 현행 그대로 유지된다. 단지 3개월을 넘어서는 기간을 열어 준 것이다. 이때는 일단위 계획을 주단위로 한 변경에는 ‘있을 수 없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이것만 본다면 분명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선한 사용자라도 악용하고 싶은 유혹이 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진입장벽을 높였다. 11시간 연속 의무휴식으로 강제했다. 핵심이라 할 ‘보전수당이나 임금할증 등’의 임금보전 방안을 마지막에 넣었다.

11시간 휴식은 지난해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때 도입된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노동자 건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데 대해 노사정 모두 일찌감치 동의한 결과, 이에 대한 이견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에 비해 임금보전 명문화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이 강했고, ‘보전수당이나 임금할증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이냐, 어물쩍 넘어가면 그만 아니냐’는 비판도 크다. 동의한다. 현행 제도도 그저 임금보전을 권고만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법 과정에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휴일 연장노동에 대한 할증률을 적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게다. 8시간 내 50%, 그 밖은 100% 할증이 좋은 예가 아닐까. 보전방안을 신고하고 이행하지 않은 경우 형사처벌까지 규정했더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체불임금으로 보기는 어렵고 제도 간 부조화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신속하고 엄격한 과태료 부과 등 고용노동부의 엄중한 행정집행이 요구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참여정부 때부터 지켜봐 온 그가 아닌가. 사회적 대화의 틀을 경사노위로 확대한 것만 보더라도 알 만하다. 아마도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최초 합의를 맞는 문재인 정부의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각 주체의 인내와 끈질긴 설득, 그리고 정부의 이행담보가 어우러진 결과물이라고 할 만하다.

“저는 79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의 평가다. 100점이 되기 어려운 상황도 밝혔다. 노동문제야말로 노사 이해가 첨예한 지점이 아닌가. 그럼에도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 국회와 정부의 일방통행은 그야말로 최악이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최저임금법 개악이 그랬고 근로기준법의 부실한 개정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예고된 각종 노동현안은 물론 조세와 주택문제까지 현장 노동자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사안이라면 그 무엇이건, 사회적 대화가 유효한 수단이 돼야 한다. 합의된 탄력근로제가 노동현장의 여러 걱정을 지우고 ‘옥동자’로 커 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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