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주요 시중·국책은행의 노동이사 임명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19일 성명을 내고 “금융정책 수장이 편견으로 가득 찬 오해로 노동이사제를 반대하고 있다는 데 깊은 좌절을 느낀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전북 군산 서민금융 지원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노조 산하 지부들이 추진하는 노동이사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노조 KB국민은행지부와 기업은행지부는 다음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이사 선임을 추진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근로자추천 이사제든 노동이사제든 취지는 대주주 전횡 방지와 근로자 권익보호"라며 "금융회사는 진입 때 적격성심사를 보고 규제도 있고 계열사 거래도 제한되며 영업활동도 감독하기 때문에 대주주 전횡이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쪽을 보면 임금이나 복지 등 근로여건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양호하기 때문에 이쪽에서 먼저 도입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이 규제산업이며 종사자 급여수준이 높기 때문에 은행에 노동이사가 당장은 필요 없다는 뜻이다.

노조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인식은 시작부터 틀렸다”고 비판했다. 금융회사에 노동이사제가 필요한 이유가 대주주보다는 경영진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는 지적이다. 노동여건 개선 역시 노조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진행하는 산별중앙교섭에서 다뤄지는 사안이라서 노동이사제가 필요한 본래 이유는 아니다.

노조는 “금융위원장은 자신의 편견으로 정당한 요구를 오독하지 말고 오늘부터라도 노동이사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자 시대적 요구이며 금융산업 개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초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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