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회째를 맞는 노동자건강권포럼이 22일과 23일 이틀간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열린다. 20여개 한국 안전보건 대표단체들이 공동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산업안전 체제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온도계 생산공장에서 죽음을 맞은 청년노동자 문송면에서 출발했다. 그 뒤 3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을까. 노동자 미래는 안전할까. 포럼 주제는 이런 질문과 맞닿아 있다. 공동기획위원들이 포럼을 알리는 글 세 편을 보내왔다.<편집자>

▲ 한인임 일과건강 사무처장(2019 노동자

건강권포럼 공동기획위원)

노동자건강권포럼은 8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활용하기나 현장에서 발생한 심리적 위기상황 넘기기 같은 현실적인 대처법을 소개한다.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사용법=감정노동세션은 포럼의 단골 주제였다. 감정노동자 보호법, 즉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힘을 싣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올해 세션에서는 발제와 토론내용이 확 바뀌었다. 왜냐하면 목표하던 입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시행 이후 우리가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를 촘촘히 들여다보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에 최근 연구된 병원·지하철·콜센터 등에서의 올바른 감정노동 매뉴얼을 소개한다. 현장에서 사용하기 수월하게 만들어졌다.

한편 감정노동전국네트워크는 감정노동을 유발하는 부수적 요인으로 직장내 괴롭힘, 고객만족(CS) 평가에 주목해 왔다. 이들 모두는 감정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노동환경이다. 토론 과정에서 무엇이 더 필요한지 확인하고자 한다.

◇현장에서 발생한 심리적 위기 상황 넘기=지금도 현장에서는 수많은 산업재해로 사망노동자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은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대재해를 직·간접적으로 겪은 경험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노동현장에는 중대재해뿐만 아니라 심리적 위기를 불러오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한다. 작업장 폭력, 가학적 노무관리, 성희롱·성폭력, 괴롭힘과 왕따, 정리해고나 퇴직강요 등을 포함하는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만성 또는 급성으로 찾아오는 트라우마는 노동자의 건강한 삶을 파괴하는 주요 요인이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

포럼에서는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위기상황의 특징을 개관하고 각각의 상황에 따른 위기개입 매뉴얼을 소개한다. 또한 심리적 위기에 개입하는 사례를 공유하고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향을 논의한다.

◇이제는 기업살인법=김용균의 죽음 이후 기업살인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은 정치인과 언론을 통해 또 다른 김용균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만병통치약처럼 확대해석됐지만 또 다른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지는 현실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 밝혀졌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이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업살인법 제정 목소리를 냈지만 법안을 발의하는 데 그쳤고 그렇게 또 김용균을 보냈다. 산재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한 기업과 경영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기업살인법은 우리 사회의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다.

포럼에서는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기업살인법을 통해 담으려 했던 사회적 변화의 필요성, 기업의 책임과 법의 근본 목적을 공유하고자 한다. 기업에 사법적·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는지 또 다른 김용균의 죽음을 막기 위해선 꼬여 있는 기업살인법 제정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죄 많은 화학물질! 시민감시가 이뤄지다=2012년 경북 구미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화학물질관리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이후 각 지자체는 화학물질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을 적시하는 조례를 만들게 됐고 이에 따라 각 지역 시민감시조직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시민감시조직들은 활발한 활동을 통해 지역에 새롭게 들어서는 공장, 이미 운영 중인 공장에 방문해 제대로 된 안전시설 등을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포럼에서는 화학물질 알권리 보장제도의 변화와 시민사회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지역 대비체계 구축사업 경과를 공유한다. 또한 변화된 제도에 맞는 사업장과 지역 감시활동 내용을 알리고 전국 화학물질감시체계 ‘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의 공동활동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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