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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노동자 관점으로 근로복지공단 행정 변해야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2018년 산업재해보상제도는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있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자체의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시행령과 하위규정이 많이 바뀌었다. 이는 제도 변화가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근로복지공단 행정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공단의 보상행정 분야에서 달라져야 할 지점을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우선 산재요양 신청과 조사·판정 과정의 신속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공단은 재해노동자가 산재신청을 하면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처리되고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무조건 기다리라는 식의 태도가 여전하다. 역학조사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회부만 통지하고 절차에 수년이 걸려도 친절한 설명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재요양신청 후 조사 과정(사업주 의견조회·의학자문·사업주 조사·내부 검토·조사서 작성 등)을 간략하게 통지만 하더라도 공단이 받는 불신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다. 법원 소송기간은 오히려 공단 조사·판정 기간보다 길지만 ‘나의 사건검색’ 시스템으로 재판 과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둘째, 사업주 제출자료의 온전한 사전 공개 및 요양급여신청 내용의 사업주 통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요양업무처리규정 8조2항에 따르면 보험가입자 의견이 요양급여신청 내용과 다를 때 보험가입자 의견을 알려 줘야 한다. 이때 보험가입자 의견이 공단이 요청한 문답형식으로 이뤄진 경우에도 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런데 증거자료 형식으로 제출된 경우에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업주가 사실상 산재를 부정하는 것을 공단이 용인하고, 여기에 방어할 노동자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다.

현재 요양급여신청 내용을 사업주에게 통지하는 것을 규제할 구체적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일선 공단 지역지사에서는 신청인이나 대리인이 어렵게 작성한 서면 일체와 동료 노동자들의 진술서 등을 사업주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잦다. 서면공개로 인해 사업주 방어권이 형성되는 것도 문제지만, 비공개해야 할 진술서 같은 민감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불이익을 겪는 노동자들이 발생한다. 요양급여신청 사실은 최소한의 요약된 내용만 알리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 요양급여신청 간소화와 판정 신속성은 요원하다. 공단은 최초 요양급여신청시 요양업무처리규정 별지 3호의 초진소견서를 첨부하도록 했다. 초진소견서는 의사들이 쓰기에도 복잡하고 어렵다. 그리고 많은 의사가 작성을 거부하고 있다. 실무상 초진소견서 미제출시 공단이 직접 병원에서 소견서를 받고 있으나, 이를 아는 노동자는 거의 없다. 공단은 진단명도 자문의사를 통해서 재확인하고 있는데, 이렇게 복잡한 서식을 고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초진소견서 요청으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병원 문턱에서 좌절하는 노동자를 과연 한번이라도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단은 지난해 말부터 ‘업무상질병 전문소견서’라는 것을 첨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문소견서는 상병 진단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결국 불필요한 진단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독일처럼 제대로 된 산재전문의사 제도를 도입해 요양신청 권한까지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들이 쉽게 산재제도에 접근할 수 있다.

넷째, 장해급여 특별진찰제도는 중단돼야 한다. 현재 공단은 장해급여 청구시 특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진 내용은 대부분 관절기능장해에 국한돼 있다. 이런 사건을 공단 산재병원 입원이나 통원, 자기공명촬영장치(MRI) 검사 등을 거쳐 사전 판단한다. 현재 재해노동자들이 장해급여를 청구할 때는 주치의나 병원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이후 그 결과를 공단에 제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공단은 장해급여 특진제도를 통해 중복검사를 한다. 검사에는 평균 87만원(최고 330만원)이 들어간다. 이는 공단 산재병원 수익개선을 위한 내부거래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로 인해 애초 통합심사를 도입할 때 외부 위원이 하도록 했던 산재 장해등급 평가가 산재병원 내부 의사 평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장해 판정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재해자뿐만 아니라 지사 담당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다섯째, 질병판정위가 사업주에게 불필요한 방어권을 부여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 현재 질병판정위에서는 사업주가 판정위 참가와 진술을 요청할 경우 이를 사실상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현행 규정은 질병판정위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보험가입자에게 출석과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도록 한다. 이미 지사의 조사 과정, 질병판정위 조사와 사전심의 과정을 통해서 충분히 사업주 입장과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그런데도 질병판정위에 사업주와 그 대리인의 출석을 허용하도록 해 사업주 방어권을 과도하게 보호하고 있다. 판정 장소에 사업주와 동시에 출석함으로 인해 위축되고 고통받을 노동자들을 고려하지 않는 행정이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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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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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명록이 2019-02-11 20:19:10

    공단이 산재병원 흑자전환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음을알고 있고 초기에는 홍보를 통해 일반인도이용할수있는 병원을 알렸으나 여의치않으니 지금처럼 쉬운방법을 선택한듯 보입니다. 요양급여산정기준에도 불구하고 산재병원 내에서는 이 기준이 지켜지지않는 이유에대해 감사를 할 필요가있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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