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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돼야 할, 사회적 대화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최근 광주형 일자리 합의가 있었다. 광주시 광산구 일대에 연간 1만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공장을 세운다는 사업계획이다.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1·2대 주주로 참여한다.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관심은 대단했다. 지난달 3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 현대차·광주시·지역사회 노사민정 관계자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까지 참석하지 않았나. 예상 고용창출 효과가 1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합의 내용에 대한 비판도 여전하다. 자동차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소형차 생산사업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불안한 전망이 있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초임 3천500만원 임금 수준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이 상당하다. 광주시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주택·교육 등을 보전한다고는 하지만 기존 자동차 노동자 노동조건과의 형평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고 결국에는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저하시키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계인이라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비판임에 분명하다. 특히 지난해 연말 제기된 "생산량 35만대까지 반값 임금에 노동기본권까지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의심을 산 자체가 문제다.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로자참여법)상 신사협약에 불과할 뿐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관계인 해명도 있었지만 '목표 생산량' 운운하면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누르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면, 그날이 공장 문을 닫는 날이 될 것이다.

갈 길이 멀다. 2021년에야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된다. 앞서 지적처럼 지난주 합의로 모든 과제가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긴 여정의 시작이다. 이미 제기된 것 외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난관이 나타날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형 일자리가 순항하길 희망한다. 광주지역을 넘어 우리 사회 일자리 만들기의 성공모델로 정착하길 소망한다.

이번 합의는 글자 그대로 ‘사회적 대화’로 이뤄 냈다. 정부나 기업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이 아니었다. 과거와 같은 방식이었다면, 아마 “시장이 없다”거나 “굳이 거기가 아니더라도” 같은 단순한 경제논리조차 넘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그 지역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 노사민정 주체들이 시장성이 있음을, 그것도 반드시 광주지역에 필요한 이유를 설득한 결과다. 일자리와 사회적 대화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는 새로운 중앙정부의 지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광주형 일자리 합의가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 사회 노동·사회 문제를 풀어 가는 데 등불이 되길 바란다. 그간의 과정을 이해한다면 ‘지역의 조그만 일자리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 가는 교안으로 충분하다. 물론 내용에 대한 비판을 보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돌아보면 그동안 내놓을 만한 사회적 대화와 합의가 없었다는 게 솔직한 고백이다. 사회적 대화의 틀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격상하고 새로이 출범한 지도 반년이 돼 가지만 사실 그 어떤 성과도 없었다. 얼마 전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참여가 끝내 불발하면서 ‘사회적 대화 틀’에 대한 불안과 불신도 여전하다. 이처럼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만들어 낸 광주에서의 합의는 긴 겨울 가뭄에 찾아온 반가운 단비라 할 만하다.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할 현안 중의 현안은 아마도 ‘탄력적 근로시간제’로 보인다. 노동현장에 던져진,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도 남는다. 그런데 경사노위는 기한을 정해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종료하겠다고 하고, 국회(특히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는 2월 내에 개정하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 사회적 대화의 틀, 합의정신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동·사회 문제 합의’를 이끌고 독려해야 할 자들이 스스로 포기하겠다고 먼저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지 않은가.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제안된 지 10년, 협상만 5년이 걸렸다.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합의문 서명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숙고에 들어가는 과정을 거쳤다.

중앙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를 한다는 이들에게 "탄력적 근로 확대가 과연 필요한지 객관적인 자료를 기초로 제대로 확인한 적이 있는지, 언제부터 얼마나 토론했는지" 묻고 싶다. 아직까지 "지난겨울 계절적 요인을 감안한 탄력적 근로가 확대되지 않아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주장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무조건 만들어 놓고 뜯어고칠 수는 없지 않나.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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