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융결제원지부(위원장 최재영)가 차기 원장으로 거론되는 한국은행 출신 인사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지부는 31일 “한국은행에서 노조탄압 의혹을 샀던 인물이 금융결제원장이 되는 것을 막겠다”고 밝혔다.

금융결제원은 이흥모 원장 임기가 4월 초 끝남에 따라 29일께 원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1일부터 14일까지 원서접수를 한다. 지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임아무개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차기 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주장했다. 임 부총재보는 한국은행 인사경영국장을 역임했다. 금융결제원장 인선 시기와 부총재보 임기 만료 시기가 겹친다. 지부는 “임 부총재보는 인사전횡으로 한국은행노조와 자주 충돌했고 직원들이 이주열 총재 연임에 반대한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라고 했다.

지부는 업무 연관성 탓에 한국은행 출신이 결제원장이 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역대 원장 13명 모두 한국은행 출신이었다. 문제는 인물이다. 최재영 위원장은 “한국은행노조가 조만간 조직을 나갈 사람인데도 임 부총재보가 금융결제원장이 되는 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며 “무척 이례적인 일인데, 그만큼 그가 문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임 부총재보가 차기 원장으로 낙점될 경우 취임 반대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은행노조조차 노조를 적대시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인사를 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부당한 인사가 실현되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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