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달 11일 신촌 연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던 김복동 할머니가 지난 28일 오후 10시41분 별세했다. 향년 93세. 그는 마지막 유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싸워 달라”며 “재일조선학교 아이들을 지원하는 문제를 나를 대신해 끝까지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1940년 만 14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잡혀가 중국·홍콩·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로 끌려다녔다. 그는 92년 위안부 피해를 공개한 데 이어 93년 오스트리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석해 위안부 피해를 증언했다. 현재 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3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할머니께서는 피해자로 머물지 않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며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병실에서 뵈었을 때 여전히 의지가 꺾이지 않았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치권에서도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배상이라는 평생의 한을 끝내 풀지 못한 채 눈을 감으시게 돼 너무 안타깝다”며 “일본 정부의 공식사과와 법적 배상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역사에 종지부는 없다는 말이 있다”며 “비극적 역사의 희생자에 머물지 않고 인권 회복을 위해 스스로 나섰던 김복동 할머니의 용기와 활동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다음달 1일이다. 같은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까지 노제를 지내고,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치른다. 장지는 천안 국립망향의동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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