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510일간 전주시청 앞 20미터 조명탑 위에 둥지를 틀고 싸웠던 김재주<사진>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은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와 노조, 지역 택시업체는 2016년 노사정 대화를 한 끝에 "2017년부터 전액관리제를 이행한다"고 합의했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26일 이른 오전, 조명탑을 내려오기 직전 김재주 지회장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는 "3년의 투쟁으로 쟁취한 확약서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감시·압박 투쟁을 해야 한다"며 "전주시가 확약서에 따라 행정처분을 하고, 7개 사업장에 전액관리제가 도입돼야 이 투쟁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지부는 조합원 조직화가 잘돼 있는 전주시에서 2014년 4월 전액관리제 시행 투쟁을 시작했다. 시청 출근 투쟁과 시청 앞 농성 투쟁, 그리고 고공농성을 했다. 김 지회장은 "전주시에서 토대가 마련된 전액관리제를 전국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지부 차원에서 각 지자체와 면담을 하면서 전액관리제 도입 요구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몸을 추스르면 현장을 돌아다니며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고공농성은 그의 건강을 갉아먹었다. 좁은 곳에 갇혀 지낸 탓에 농성 전부터 그를 괴롭혔던 류머티즘이 악화했다. 다리와 팔을 올곧게 펼 수 없는 상태다. 구부려 지내다 보니 허리도 아프다. 운동량이 부족해 근육이 줄어들었다. 소화를 제대로 시키지 못하고, 혈변을 본 지 꽤 됐다. 그는 "빨리 건강해지고 싶다"며 "현장순회 투쟁을 마무리하면 택시노동자로서 본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510일 버티게 해 준 동료와 동지들에게 감사인사도 건넸다. 김 지회장은 "마음을 모아 준 동지들과 시민·사회·단체가 있어 외롭지 않게 510일을 견딜 수 있었다"며 "전액관리제를 도입하는 완전한 승리를 쟁취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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