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는 경제의 선행지표다. 주가 움직임을 보면 경제가 앞으로 어떤모습일지를 미리 그려볼 수 있다. 반면 실업률은 후행지표의 하나다. 경제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의 실업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수준(5월 현재 4.9%)이다. 10년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일본 경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6월 실업률이 4.5%였다. 지난 5월보다 0.1%포인트 늘었다. 기업들이 경기 둔화를 맞아 직원들을 많이 내보냈기 때문이다. 5월만 해도 실업률이 0.1%포인트 줄었다고 미국이 난리였다. 그만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다가 1개월 만에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실업률이 5%까지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고용관련 조사기관 챌린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6월 중 발표한 정리해고 규모는 지난 5월보다 56% 늘어난 12만4천여명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일도 아니다. 당초 실업률 예상치(4.6%)보다 0.1%포인트 낮은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실업률이 줄어들면 좋다. 경제 환경이 그만큼 좋아진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할 만한 일도 아니다.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아야한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지난 5월 현재 3.6%. 1997년 12월 외환위기 시작당시(3.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업자 수도 1백만명을 웃돌던 것이 70만명으로 줄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실업 문제는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돌아간 셈이다. 이는 ‘먹고 마시는’ 내수산업이 상대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경기는 좋지 않지만 도·산매, 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은그런대로 장사가 되는 것이다. 이들 업종은 사람을 많이 고용하고는 있지만대부분 임시직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언제든 사람을 자를 수 있다. 노동의질이 좋지 않은 것이다.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이 잘 풀려야 우리 경제의 체질이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실업대책은 정부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다. 한번 일자리를 잃으면 재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실업률 발표 때마다유난히 신경이 쓰이는 까닭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