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옛 ING생명보험)의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신한금융지주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한 지주사 두 생명보험사’ 체계로 인해 촉발될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17일 금융노동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노조협의회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의 신한생명보험 대표 내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공동입장서를 조만간 발표한다. 금융위는 지난 16일 정례회의에서 신한금융지주가 신청한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자산 규모는 62조원에 이른다. 두 회사 직원은 각각 770여명·1천300여명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늦어도 2022년까지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노조협의회는 생명보험사 통합 과정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신한생명보험지부 관계자는 "신한생명에서만 300여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렌지라이프 내부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이미 인력 25%가량을 감축했지만 통합과정에 추가로 150여명을 줄일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통합 생명보험사 초대대표에 정문국 대표를 앉히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노동자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정 대표가 알리안츠생명보험(현 에이비엘생명보험)·에이스생명보험(현 처브라이프생명보험)·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대표 재직 중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조 회장이 최근 신한생명보험지부 간부를 만나 통합회사 대표로 정씨를 언급했다"며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가인 그를 대표에 앉히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금융투자·제주은행·신한생명 5개 회사 노조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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