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 소속 고 서지윤 간호사가 부서를 옮긴 지 한 달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유가족과 노조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는 17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인 어머니는 "지윤이가 부서를 옮기고 나서 '태움이 뭔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며 "아이가 얼마나 많은 괴롭힘에 힘들었던 건지 안타깝다"고 눈물을 흘렸다.

고인 남동생은 "병동에서는 힘들다는 말 없던 누나가 간호행정부서로 옮긴 후 '사람을 유령 취급한다' '힘든 게 아니라 외롭고 서럽다'는 말을 했다"며 "누나는 과도하고 불합리한 업무에 시달리며 무시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은 외부 전문가와 노조 그리고 유가족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 구성과 박원순 시장 면담을 요구했다.

노조는 고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을 사회적 타살로 봤다. 김경희 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은 "서울의료원은 고인 사망소식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숨기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우울증이 있었다" "기혼이다"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서 간호사 죽음을 개인적인 문제로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고인은 이달 5일 "같은 병원 사람은 조문받지 마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2013년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병동에서 일하다 지난해 12월18일 간호행정부서로 옮긴 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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