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보건공단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박두용)이 30년 만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산업 고도화·첨단화, 플랫폼 노동 확산 같은 새로운 안전보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대응추진단을 신설했다.

박두용 이사장은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산업재해 사고사망자 절반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미래 안전보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월1일자로 조직개편을 했다"고 밝혔다. 1987년 공단 설립 이래 30년간 유지됐던 직능별 공급자 중심 조직체계를 현장의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공단의 안전·보건·건설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업들을 (현장에) 공급했다면, 앞으로는 사회적 문제가 된 사업장에서 요구하는 사업들을 공단이 기획해 내려보내고, 현장에서 잘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기탁 백혈병 기금 500억원 종잣돈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설립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미래대응추진단 신설이다. 공단은 미래대응추진단에 전자·서비스·건설·화학 등 재해별 특성을 반영한 전담부서를 만든다.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를 비롯해 서비스산업·건설산업·화학산업 등 4개 산업별 안전보건센터 건립을 추진한다. 공단은 2017년 게임업체 넷마블 노동자를 비롯한 집배원·방송국 PD의 과로사·과로자살 사건과 삼성전자·LG전자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메탄올 중독 실명사건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각 센터 설치를 위한 TF를 운영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 중재판정안에 합의하면서 센터 건립사업이 구체화했다. 삼성전자는 중재판정안에 따라 재발방지·사회공헌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500억원을 출연해 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했다.

박 이사장은 "삼성전자가 500억원을 기탁하면서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설치 같은 안전보건 인프라 구축에 사용하기로 했다"며 "미래대응추진단이 삼성전자·반올림과 세부사항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는 반도체·디스플레이공장 내 클린룸에서 일하는 노동자 안전보건 관리방안을 선제적으로 연구하고 안전보건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나머지 3개 산업별 안전보건센터에서는 플랫폼 노동자 같은 산재 사각지대에 놓인 서비스업 노동자 보호방안, 건설일용직 보호방안,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화학시설 보호방안을 마련한다.

중앙사고조사단 신설 "사고조사 전문성 강화"

공단은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를 절반 줄이는 국정목표 실현을 위해 공단 본부에 '중앙사고조사단'을 신설했다. 산재사고조사의 신속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중앙사고조사단은 일반적인 사고조사뿐만 아니라 안전의 외주화나 하청·협력사 안전관리 문제 같은 구조적 원인을 조사한다.

공단은 현장 중심·전문성 강화·책임경영 원칙에 따라 기존 6개 지역본부 21개 지사체제를 광역자치단체 단위 16개 지역본부와 11개 지사체제로 개편했다. 기관장에게는 지역특성에 맞는 사업을 선택해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인력운영 재량권을 부여해 책임성을 높였다. 올해 충원한 인력 72명도 전원 지역 현업부서에 배치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 30년간의 안전보건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산재 사고사망을 줄일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이번 개편으로 사고사망 절반 감축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고 우리 사회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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