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 기록을 갈아 치운 금융권에 새해부터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13일 금융 노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11일부터 14일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임금피크제 진입 나이인 56세에 근접한 직원 53세 이상 부지점장급, 54세 이상 팀장·팀원급 직원을 포함해 2천100명이 희망퇴직 대상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9~10일 대표·실무자 교섭을 통해 이 같은 희망퇴직 규모와 처우에 합의했다. 국민은행은 2016년 2천80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2017년에도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 전후에 해당하는 직원 1천8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 중 400여명을 떠나보냈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도 5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희망퇴직 바람은 은행권에서 매섭게 불고 있다. 신한은행은 14일까지 부지점장·차장·과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5년 이상 근속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700여명을 내보냈다. 올해는 1960년생에서 1964년생 사이 임금피크제 진입 전후 나이대 직원으로 대상자를 지정했다.

우리은행에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임금피크제 진입을 앞둔 직원 4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났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과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1962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했다. 2017년(530여명)보다 규모가 늘어 600여명이 같은해 12월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은행권에서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대 전후로 희망퇴직이 반복되면서 임금피크제 폐지·개선 주장도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 노사가 정년퇴직 연령처럼 여겨지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1년 늦추기로 합의했지만 금융 현장에 이식이 안 되고 있다"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되면서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보다 1조5천억원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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