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정시 출퇴근 캠페인 일환으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업무시간 외에는 의료정보전산시스템(HIS) 접속을 제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인력충원 없는 의료정보전산시스템 접속 제한 조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분회에 따르면 병동에서 수간호사들이 간호사들에게 "8일 오후 8시부터 업무시간 외 의료정보전산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이른바 HIS 셧다운(Shut Down) 조치다. 퇴근시간이 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를 도입한 은행권처럼 서울대병원에서도 정해진 출퇴근시간 외에는 간호사들이 의료정보전산시스템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 서울대병원에 대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와 관련이 있다. 노동부는 서울대병원이 3년간 10억원(간호사 9억원·단시간 노동자 1억원)의 임금을 체불했다며 시정조치를 주문했다. 체불임금액 중 9억원가량이 의료정보전산시스템에 남아 있는 조기출근 기록(2016년 7월부터 4개월)을 토대로 했다.

분회 관계자는 "워낙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간호사들은 정해진 출근시간보다 일찍 병원으로 출근해 전산시스템을 통해 환자 과거력과 처방된 약의 목록을 살핀다"며 "미리 파악하지 않으면 정해진 투약시간을 맞추기 힘들고 간호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문제는 병원측이 인력충원 같은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정보전산시스템 접속만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회는 "의료인에게 의료정보전산시스템 셧다운은 환자안전 셧다운을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인력충원 없는 의료정보전산시스템 접속제한 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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