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금·단체교섭 결렬로 촉발한 KB국민은행 노사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가 전면파업을 예고하자 은행측은 파업 참가 직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공지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지부의 8일 전면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조와 지부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지부 회의실에서 공동회의를 열고 "노조 34개 지부와 10만 조합원의 연대로 국민은행지부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결의했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보충교섭에서 임금피크제 진입시기 1년 연장과 호봉상한제 폐지, 점심시간 1시간 보장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문제로 충돌했다.

지부 관계자는 "금융 노사가 산별중앙교섭에서 합의한 안건을 KB국민은행 사정에 맞춰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사측이 끝내 거부했다"며 "7일 오전까지 사측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8일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사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은행은 지난 4일 파업 동참 자제를 당부하는 동영상을 각 지점에서 직원들에게 상영했다. 파업 참여기록을 인사기록에 남겨 두겠다는 공지도 냈다. 같은날 부행장·상무 등 경영진 54명은 "파업으로 영업에 차질이 발생하면 책임을 지겠다"며 허인 행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노사 대화도 어긋났다. 은행측은 지난 5일 오전 지부에 교섭을 제안했다가 지부가 노조사무실을 대화 장소로 지정하자 이를 취소했다. 지부는 이날 "7일 업무종료 즉시 잠실학생체육관으로 집결하라"는 투쟁명령을 냈다. 같은날 오후 파업 전야제를 개최하고 8일 하루 전면파업을 할 계획이다.

금융노조도 투쟁상황실을 설치하고 정책·홍보·대외협력 전담자를 배치했다. 유주선 노조 사무총장이 상황실장을 맡아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유주선 총장은 "국민은행은 쟁의행위 참여를 인사기록에 남긴다고 협박하며 조합원의 파업 이탈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홍배 위원장은 "인권침해와 부당노동행위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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