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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희망가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열사 정신을 이어받아 2019년 노동존중 사회, 200만 조직화를 이룩하겠습니다.” 새해 첫 출근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집행 간부들이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전태일 열사 묘역과 이소선 어머니, 김태환 열사, 장진수 열사를 참배했다. 겨울 한가운데 귀가 쨍하도록 추운 날씨였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선배 열사들을 찾아 성묘했다. 해가 갈수록 참배하는 노동자가 많아지는 듯하다. 좋은 일이 아닌가.

2019년을 맞이하며 우려와 걱정이 많아 보인다. 보수언론은 “경제가 어렵다, 왜냐하면 최저임금과 노동시간단축 때문이다”거나 “남북대화도 큰 성과가 없을 게 분명하다”는 투로 보도한다. 어떤 보도는 다분히 악의적이다. 그래도 새해인데, 전쟁도 멈출 판에, 한 해 시작을 축복하지는 않더라도 악담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노동 문제도 그렇다. 지난해 부족함과 아쉬움을 나름대로 평가하고 새해 더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한 제언들이 필요하지 않겠나. 노동이 우리 사회 걸림돌이 아니라, 우리 삶을 더 나아지도록 하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는 적극적인 의견을 기대한다. 새해니까.

지난해 노동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대통령 스스로 “노동존중 사회”라 부르지 않았던가. 2년 연속 10%대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방향을 두고 누가 뭐랄 수 있겠는가. 다만 노동자들이 노동존중 사회의 실질적인 내용과 특히 이를 채우는 방식에 후한 평가를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2019년에는 더 나은 방향이어야 한다. 핵심은 정부와 국회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노사가 주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배제된 채 만들어진 그 어떤 제도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 줬으면 한다. 최대 현안인 반쪽짜리 최저임금제도와 노동시간단축제도를 바로잡는 것은 지난해 정부가 한 실패를 만회할 가장 좋은 기회다. 기회는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지금으로 봐선 상반기가 그 기한이다. 정부에 더는 시간도 기회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벌써 ‘아마도 2월 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에서 입법하지 않겠냐’는 자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지난해 2월 근로기준법 개정과 5월 최저임금법 통과에 너무나 좋지 않은 기억이 각인된 영향이다. 야밤 날치기 통과는 정부를 지지한 많은 이들에게 섭섭함과 안타까움을 넘어 실망을 안겼다. ‘과거와 다를 게 없다’는 평가였다.

답은 하나다. “절대 그런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겠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조바심도 버려야 한다. “노사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충분한 토론과 설득을 하겠다”고 경사노위 위원장이 밝히면 어떨까. 그 결과 모두가 동의하는 탄력근로제가 만들어진다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이후 예상되는 2020년 최저임금 결정 및 결정제도 개선 등 연이은 노동과제를 풀어 가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다.

2019년 현장은 노동 3권의 전면적 보장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건다.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ILO 핵심협약(98호·87호 등) 비준 의지를 밝혔다. 올해는 1919년 ‘사회정의’를 기치로 한 ILO가 만들어진 지 100년을 맞는다. 문명국을 자처하는 우리가 그 핵심협약조차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모순이다. 올해 6월 ILO 총회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대한민국은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입니다” 하고 당당히 밝힐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조합원수 200만명.” 노동부가 발표한 노조 조직률 평가 중에는 마치 ‘조합원수가 너무 많아져 걱정이다’는 투의 어느 대형언론사 논조도 있었다. 놀라울 따름이다. 조합원은 특별한 게 아닌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본다. 2019년을 기준으로 “노동 3권은 당연한 기본권이고 더 이상 특별한 권리가 아니다”는 사회적 합의가 널리 퍼졌으면 하는 희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핵심협약 비준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특히 조직화된 양대 노총을 중심으로 더 많은 조합원들과 함께해야 한다. 2020년 새해에는 모란공원에서 “이 모든 것이 이뤄졌습니다”며 참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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