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올해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에 주력한다. 노동계는 규제완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도 없이 금융기업 지원에 집중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경제를 이끌어 가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금융혁신을 한층 가속화해 나가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사업계획에 따르면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이 건의한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와 신기술 활용 확대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는다. 개인정보를 상품화한다는 논란을 감수하면서 금융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경제 활성화도 추진한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과 빌리는 사람이 플랫폼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는 P2P 대출이 늘어나도록 지원한다.

금융위는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예정이다. 4월 시행되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금융혁신법)에 따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핀테크는 인허가와 영업행위 규제에서 특혜를 받는다. 이 법은 '샌드박스법'으로 불린다. 규제를 풀어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모래장을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1월부터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사전신청을 받는다. 2~3월 예비심사를 거쳐 법이 시행되는 4월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한다.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규제정비 방안은 다음달 발표한다.

금융위는 이 같은 정책의 목적이 경기부양에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데 금융이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진입규제를 완화해 더 많은 플레이어들이 금융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금융위의 이 같은 정책이 일자리 창출과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성낙조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비대면거래가 활성화하면 점포가 줄고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핀테크 기술과 규제완화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일자리를 지키는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 일자리에 대한 고민 없이 금융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순서부터 틀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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