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축구심판들의 노조가 국내스포츠계에서 처음으로 결성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소속 심판 18명은 축구심판 상조회 회장인 이재성씨를 위원장으로 하고, 한국노총 공공서비스노련을 상급단체로 해 지난 6일 오후 종로구청에 노조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프로축구 심판원들은 지난달 24일 왕종국 심판이 레드카드를 잘못 꺼내들어 서포터스들의 축구장 난입을 유발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던진 과정에서 축구연맹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왕심판의 사표반려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사퇴를 하기로 하는 등 단체행동을 벌여왔다.

프로축구심판노조는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며 △심판감도관제 부활 △심판상조회 임원 배정금지 방침 철회 △심판급여 인상 약속 이행 △은퇴심판 퇴직금 지급 △심판안전보호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프로축구 심판원들은 1년 계약제로 고용불안에 시달렸으며, 억대 선수와 비교할 수 없는 낮은 연봉(평균 1,850만원) 등 심판은 항상 불이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축구연맹 이사회가 지난 5일 전담심판제를 논의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자, 지난 6일 오전 한국노총을 방문해 전격적으로 노조결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담심판은 프로심판 대신 대한축구협회 소속 1급 심판이 경기에 배정되는 일용직 심판을 말한다.

한편 종로구청쪽이 노조필증 교부기간인 9일까지 이들을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신고필증을 교부할 것인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또한 스스로 권익보호를 위해 노조를 선택한 프로축구심판노조에 노조설립 신고필증이 교부될 경우 다른 종목 스포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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